가을걷이에 새까맣게 타시겠지요..
이 무렵 시골집에 가면,
시골길을 지나다보면
얼굴과 목이 까맣게 탄 아버지어머니를 만납니다.
전주를 지나치면 전주에 사는 아버지어머니가
익산을 지나치면 익산에 사는 아버지어머니가
논두렁밭두렁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나락과 콩꼬투리대신 아버지어머니가 까맣게 타 계십니다.
물꼬도 그렇겠지요.
삼촌도 옥샘도 하다도 상범샘도 손님도 마을 분들도
볕과 바람에 얼굴과 목이 까맣게 그을려 있겠지요.
낼 모레 닷마지기 타작하신다면,
...
그 뿐일까요..가만히 있어도 바쁜
이 가을에..
타작 중에 마실 막걸리 한 사발에 대한 아쉬움과
찾아 뵈어 손 보태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퍽 오랜만일세.
그러게, 형길이 없이도 여름 계자를 세 개나 했는데
아무렴 콤바인으로 하는 타작이야 그야말로 고까짓 것이지.
오늘 잘 거두었다오.
그래, 가을 참 바쁘네.
한다고 해도 놓치는 건 또 놓치고 그리 산다.
죽어도 안되겠다 싶으면 여름에 연락하지 했지.
다행히도 죽어도 안되겠는 수준은 아니었다.
11월 3일이 지나면 연락되려니 하다가 그예 넣었던 문자였으이.
그걸 못 기다리고 소식 넣었네.
늘 응원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네.
그거라도 힘이 될까 하고...
애쓰소.
아, 새끼일꾼이던 놈들이 품앗이로 와서
형길샘 얘기 많이도 했었네,
아이들이 그리워합디다.
십년 세월 샘의 흔적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