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21.쇠날. 갬

조회 수 1280 추천 수 0 2007.10.05 22:19:00

2007. 9.21.쇠날. 갬


동네길, 추석맞이 풀베기가 있었습니다.
젊은 할아버지가 공동체식구들을 대표해서 부역을 나가셨네요.
댓마 반장아저씨는 학교 둘레도 다 예초기를 돌려주셨지요.
물론 마을길 가운데 일부여서이기도 하겠지만
고마일 일입니다.

아이들과 숲에 들었습니다.
지금쯤 우리들의 저수지는 어떨까도 슬쩍 들여다봅니다.
아직 풀의 기세가 왕성하여 까치발로 보아야했지요.
같은 사물도 어떨 땐 너무 거대하고
어떨 땐 참으로 작습니다.
물론 물이 많았다 줄었다도 하겠지만,
늘었다 줄었다 하는 우리들의 호수랍니다.
오솔길을 따라 버섯구경을 다닙니다.
“노오래요.”
마치 첫나들이 나간 병아리가 주는 느낌 같은 버섯이며
들꽃처럼 보라색으로 흙에 붙은 버섯도 만납니다.
“만두 같애.”
피로 감싸놓은 둥근 만두 같은 하이얀 녀석도 있지요.
구름 같은 거야 흔합니다.
물봉선화 피고 지고 있었고
밤톨이 반질반질 풀섶에서 가끔 인사를 건넸으며
까아만 산초, 빠알간 청미래덩굴 열매가 익어가고 있었지요.
노랑나비 그 가을 속을 날았습니다.

기락샘과 류옥하다부터 서울행 기차를 타며
한가위 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부터 30일까지입니다.

저녁에는 남은 식구들이 모여
대해리 영화관을 열었지요.
자잘한 즐거움들이 참 좋은 산골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398 2023.10.31.불날. 맑음 옥영경 2023-11-12 535
1397 2023. 9.10.해날. 흐림 / 설악행 이튿날 옥영경 2023-09-30 535
1396 2023. 8.20.해날. 흐리다 얼마쯤의 비 / 2023 멧골책방·1 닫는 날 옥영경 2023-08-21 535
1395 2020. 2.18.불날. 갬 옥영경 2020-03-18 535
1394 2023.11. 4.흙날. 흐림 옥영경 2023-11-12 534
1393 2020. 1. 9.나무날. 해 옥영경 2020-01-20 534
1392 2019.10. 1.불날.흐림 옥영경 2019-11-22 534
1391 2023.11.14.불날. 흐림 옥영경 2023-11-25 533
1390 2023.11.13.달날. 맑음 옥영경 2023-11-25 533
1389 ‘2023 연어의 날’ 여는 날, 2023. 6.24.흙날. 맑음 옥영경 2023-07-26 533
1388 2020. 3. 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4-08 533
1387 2022. 1.16.해날. 흐리다 맑음 / 드르륵 문 여는 소리 옥영경 2022-01-26 532
1386 2020. 1. 5.해날. 맑음 / 계자 준비위 옥영경 2020-01-20 532
1385 2023. 8.1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3-08-19 531
1384 166 계자 여는 날, 2020. 8. 9.해날. 저토록 맑은 하늘 / 완벽한 하루! 옥영경 2020-08-13 530
1383 2020. 3.23.달날. 맑음 옥영경 2020-05-03 530
1382 2019.12.17.불날. 비 / 밥바라지, 오란 말인지 오지 말란 말인지 옥영경 2020-01-16 530
1381 2019.10.29.불날. 맑음 옥영경 2019-12-16 530
1380 2022. 9. 4.해날. 아주 가끔 볕도 지나는 흐린 날 / 9월 집중수행 닫는 날 옥영경 2022-09-17 529
1379 2021. 2.24.물날. 맑음 옥영경 2021-02-25 52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