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26.물날. 맑음

조회 수 1289 추천 수 0 2007.10.09 06:42:00

2007. 9.26.물날. 맑음


선배를 만나러 천안을 다녀왔습니다.
서울 사는 선배랑 중간지점에서 얼굴 한 번 보자 하고 갔더랬지요.
운전을 하지 않는 그인지라
딴에는 배려라고 천안까지 오는 전철을 타고 오십사 했습니다.
그리고 잠깐 다녀온다고 차를 끌고 갔지요,
한가위 연휴 마지막이니
길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 믿으려들면서.
그런데 으악, 신탄진을 지나면서 차들이 움직이질 않는 겁니다.
수년 전 서울 살 때를 빼고는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지요.
어찌할 수 없는 일을 두고 종종거리는 거야 어리석다마다요.
어느새 차 안, 혹은 가끔 길로 내려서는 사람들의 풍광이
산골 아줌마한테 작은 즐거움이 되기도 하더이다.
그제야 생각나서 클래식채널을 교통방송으로 돌려놓으니
재미도 재미지만 얼마나 유용하던지요.
라디오가 이런 기능을 하며 이 영상의 시대를 건너고 있구나 싶데요.
“어!”
길 위에서 아는 이도 만납니다.
대해리 골짝까지 들어와서 우리 아이들에게 검도를 가르쳐주시던
용천검도관 관장님을 고속도로 위에서 만나지 않았겠어요.
서로 신기해라며 반겼지요.
정말 말로만 듣던 추석 귀향길, 귀경길입니다.
무려 일곱 시간 만에 닿았네요.
그러며 몇 가지 배웠더랬지요.
먼 길, 라디오를 튼다,
먹을 것을 싣는다, 기름을 꽉 채운다, 휴게소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런 때의 차는 캠핑카 수준이지...”
명절에 산골을 나가 보지 않은지 여러 해였더이다.
그런 길을 타고서라도 가고 싶은 고향이구나,
어머니 계신 곳이구나,
그만 사람들이 모다 정겨워집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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