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조회 수 1058 추천 수 0 2008.11.12 01:36:00

학교 생활에 정신이 없어서
다른 아무 것도 돌아보지 못하는 이기적이라면 이기적이고,
무심하다면 무심한 녀석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그것도 민우 얘기에 들렸다 말하기에는 제가 너무 부끄럽네요, 하하.

여름에는 여름 농활을 9박 10일 다녀왔고
이어서 학교 밴드 공연이 있었어요.
기타치는데, 어설프게 무대에 서긴 했지만, 이제 걸음마 수준이랍니다.
또 이어서 유럽 여행을 친구 한명과 같이 다녀왔습니다.
유럽 여행 얘기는 편지 받으셔서 들으셨죠? 히히
그리고 개강해서는 우선 08학번 여자 학번장이 되었구요,
그래서 학교 일이 생각보다 겁나게 밀려들고 있습니다.
중간고사 전에 총MT, 중간고사 끝나고 동기MT에
가을농활, 동기소풍, 그리고 이번주 일일호프까지
학교 행사는 끊이질 않고 와중에
그 유명한 '서강고등학교'라는 명성을 포기할 수 없다는 듯
학교에서 저에게 내려주시는 과제는 폭발 중이라지요.
그래도 과제 꼬박꼬박 잘 하고 출석도 잘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한답니다.
안 믿어주는 사람들도 있지만ㅋㅋㅋ
그리고 아침에는 일주일에 두번 독일어를 배우러
남산 도서관 근처에 있는 독일 문화원에 새벽같이 다니고 있어요.
바쁘다고 자랑한거에요, 히히히.

여름농활 때 어설픈 우리 손으로 볏짚을 깐 생강밭에서는
이번 가을농활 때 가서 보니
무릎 조금 넘는 높이로 생강들이 무성히 자라고 있더라구요.
기분이 묘했어요.
농사는 그런 기분에 짓는 거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농사 짓는 분들이 보시면 우스우시겠지만 말이죠.

독일문화원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학교가면 늙은이 취급하는 동기들만 잔뜩 있지만
문화원에서는 제가 막내인데다가 제가 있는 반은 시작반인데
저는 고등학교 3년 내내 독일어를 하고 갔기 때문에,
막내가 똑순이라며 귀여움을 받고 있답니다.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건,
역시 좋은 체험이겠지요.

무언가의 '장'이 된다는 일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네요.
중고등학교 때의 반장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에요.
규모야 비슷하지만, 여러가지로 신경써야할 일들이 훨씬 많아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는 일이지만,
그래도 이왕 하기로 한 거 제대로 한 번 해봐야지요.

이번학기 들어서 전공 수업을 2개 듣기 시작했어요.
국어학 입문이랑, 현대소설 텍스트 읽기라는 수업인데요.
솔직히 국어학은 강의를 듣는 건 좀 지루해요.
문장 하나 두고 이렇게 저렇게 내가 머리 굴리는 건 재미있는데 말이죠.
현대소설 텍스트 읽기는 1960년대이후 단편 소설을 읽고
개인적으로는 에세이를 쓰고, 수업 시간에는 토론을 하고 있는데,
03학번 2명, 04학번 1명과 같은 조가 되었네요.
수업 자체에 1학년은 저 혼자인 듯? ㅋㅋㅋㅋ
토론 수업은 확실히 굉장한 매력이 있어요.
소설도 많이 읽을 수 있었고, 생각도 많이 할 수 있었던 수업이라
성적은 좀 안 좋았지만, 스스로는 만족스러워하는 중이에요.

지금 저한테 제일 난관은 기타에요.
이번 12월 첫주 공연에는 여름 공연처럼 엉망으로 말고
제대로 2곡 연주 할 수 있어야 할텐데
생각보다 손이 안 따라줘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해봐야겠죠.
공연 잘 끝내면, 정말 이번학기 제일 암담했던 도전 과제를 성공하는 걸거에요.

아이고 오랜만에 왔더니 무슨 할말이 이리 많은지...
중간중간 무열이 말대로 징글징글한 10년지기들도 자주 보고 있구요.
다같이도, 따로따로도 자주 만나고 있어요.
그러면서 느끼는 건,
참 좋은 사람들이구나, 에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어디서 다시 만나겠나, 싶네요.
그래서 제 마음 속 영동은 참 반짝거리는 곳이에요.
항상 그리워하고 감사히 생각하고 있는 거 아시죠?

조만간 전화드릴게요
일교차 심하네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옥영경

2008.11.14 00:00:00
*.155.246.137

잘 사는구나...
좋다, 참 좋다.
그리 사는 너희를 보는 것도 좋고,
여기서 그런 소식을 듣는 것도 좋으이.

무열이랑 운지가 다녀가고 생각 많았더랬다.
다들 많이 컸더(?)구나.
이제 살림을 살펴주기까지 하더라,
오는 걸음에 저들 해먹을 것까지 챙겨도 오고.
특정 일정에 온 것도 아닌데
와서도 손님으로 있지 않고 당연히 부엌에 들어가고 일하고 그러데.
보기 좋더구나.
무엇보다 도움이 커서 좋았다마다.

건강하고.
연락하세.
애들도 보면 안부 전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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