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0.흙날. 맑되 내려간 기온

조회 수 1160 추천 수 0 2007.10.29 04:51:00

2007.10.20.흙날. 맑되 내려간 기온


오늘 낼 겨울 날 채비를 합니다.
서울에서 기락샘도 오고
집 지으러 떠났던 종대샘도 와
본관 앞과 뒤, 사택들을 비닐막음 하고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볕 좋은 마당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한가로운 가을날 오후였지요.
지난 물날 ‘신문이랑’에 했던 얘기들이 도마에 올랐네요.
‘나이지리아 유전지대, 회사만 배부르고 지역 이익은 없다’로 분노하며
(실제 기사 제목이 그랬던 건 아닌 듯하고, 아이들이 말하기를)
기업의 사회환원에 대해 목소리가 빨라졌고,
‘일본항공의 변화를 꾀하는 까닭’을
저들 나름대로 조목조목 읊고,
‘자이툰 부대 주둔과 연장’을 어찌 생각하냐며
나름대로 의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세상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기를,
그저 호기심으로 남의 얘기를 입에 올리는 게 아니라 애정으로,
그리고 그런 사안들에 대해 무엇인가 자신이 할 일을 찾는 어른으로
이 아이들이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참, 어제는 아이들과 영화 <다섯 개의 시선>을 보았습니다.
인권위에서 기획 제작한 옴니버스영화이지요.

1. 정지우 감독의 ‘배낭을 멘 소년’
현이와 진선이는 탈북한 10대입니다.
북한에선 배가 고팠지만 여기선 마음이 고픈 아이들이지요.
노래방에서 임금을 덜 받은 진선이의 요청으로
현이는 같이 가서 빠진 돈 만큼 음료수를 배낭에 짊어지고 오나
“노래방 주인이 북한 사람들은 다 도둑놈이라 할까봐”
다시 가져다둡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터널은
결코 끝나지 않을 길일 것만 같습니다.
2. 박경희 감독의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
하고픈 말이 많아 초점을 흐리지만
다운 증후군 은혜의 일상을 따라가
그 아이를 만나는 것만으로 고맙습니다.
은혜와 동네 아줌마의 우정이 돋보였지요.

3. 류승완 감독의 ‘남자니까 아시잖아요?’
유학을 다녀와 대기업에 취직해서 잘 나가는 남자는
여자, 술집종업원, 외국인노동자, 실업자, 고졸, 동성애자 같은
소수자들 알기를 뭐 같이 압니다.
임순례 감독이 나오는 반전의 재미가 톡톡하지요
(전 이이를 좋아합니다.
누구말대로 언제나, 늘, 쉬고 있는 느낌을 주는 그!).
낄낄대며 보다가 어느 순간 저게 내 모습이기도 하다면 성공이라던,
감독의 말처럼 아주 일상적으로 흔히 일어나는 일이고
그만큼 일상적으로 우리 안에 있는 모습들이랍니다.

4. 장진 감독의 ‘고마운 사람’
취조실을 그만큼 잘 찍는 사람이 있을려나요.
단 두 사람만이 등장하는 밀폐된 공간의 긴장감을
그는 ‘기막힌 사내들’ ‘아는 여자’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
이미 보여주었더랬습니다.
비정규직에 상여금도 없고 하루 20시간 노동, 밤새기가 밥 먹듯인
남산 대공분실 비정규직 이야기랍니다.
잡혀온 서울대생이 그는 엄청 부럽습니다.
그 시절 그 직업이 사실이었든 어쨌든
고증이 중요한 게 아니지요.
“야, 니들 비정규직을 위한 데모나 해라.
맨날 공감도 안가는 민중 어쩌구 하지 말고.”(?)
장진의 대사가 늘 그렇듯,
역시 재치 있고 재미난 대사들은
내내 배꼽을 잡게 합니다.
오목을 두던 종이를 가지고
조직을 불던 서울대생의 대사는 혼자 보기 참말 아깝다마다요.
무엇보다 비정규직 얘기를 남산을 배경으로 할 수 있다니...

5. 김동원 감독의 ‘종로, 겨울’
지금도 기억합니다.
2003년 12월 9일 새벽 종로에서 동사한 중국동포 김원섭.
국내에서 일을 하던 중국동포들이 말했습니다.
“일본놈들보다 남조선사람들이 더 나빠.”
미국이나 유럽 동포들과 달리
중국동포 재일조선족동포들이 모국에서 받는 차별을 들려주지요.
재외동포법이 지금은 좀 나아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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