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5.나무날. 비 추적이다

조회 수 1339 추천 수 0 2007.11.06 05:30:00

2007.10.25.나무날. 비 추적이다


추적이던 비는 멎었으나
하늘은 종일 낮았습니다.
아이들은 간간이 저들 ‘스스로공부’를 하는 가운데,
어른들은 안에 있는 일들을 돌아보는 속에,
떨어져 내린 은행 알을 가끔 나와 주워 담았습니다.
막바지 추수들인 게지요.
어제는 볏짚을 넣고 로터리를 친 논에
등겨(예선 미강이라데요)를 뿌렸습니다.
“뭐 하는 거라?”
등겨를 거름으로 쓰는 건 또 처음 본 어르신들이
이래저래 또 물어오셨지요.
유기농사를 짓는 물꼬의 논밭은
관행농을 오래 해 오신 어르신들의 늘 호기심의 대상이랍니다.
이제 아이들에게 남겨진 막바지 농사일은
은행 줍는 것과
잎을 다 떨구고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매달린 감을
따고 깎는 일이랍니다.

“87년부터 강의를 시작했으니까,
벌써 20년은 된 건가...”
대학 강단에 서고 있는 선배랑 통화를 하고 있었지요.
이제 학생들을 대하는 것도 대면대면하다 합니다.
별 감동도 없다는 거지요.
그런데 이 산골 달랑 두 녀석,
날마다 보고 사는 이 아이들 앞에 서면
설레고 또 설렙니다.
계절학교에서 만나고 또 만나는 아이들도
그 아이들의 눈을 쳐다보며 말하고 있노라면
감동의 물결이 번져갑니다.
보면 본대로 처음이면 처음인대로
일정정도의 긴장이 일지요.
내가 저 아이들 선생이란 말이지,
다시 곱씹게 되고
더 열심히 또박또박 말을 하게 됩니다.
작은 아이들과 큰 아이들이 차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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