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30.불날. 맑음

조회 수 1290 추천 수 0 2007.11.09 07:10:00

2007.10.30.불날. 맑음


집 없고 부모가 없는,
그리고 불편을 가진 아이들을 한 해 하나씩 데려온다던 일이
한 해째 미뤄지고 있습니다.
열 일을 밀치더라도 먼저 해야 할 일이겠는데
마음만 바쁩니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못할 건 아니지요.”
요새 오랫동안 만나왔던 고아원 원장님과 오고가는 얘기가 있답니다.
‘외가 되어주기’, 뭐 그런 건데요,
연고가 없는 아이들일 경우에도
(요새는 고아원 아이도 부모 없는 경우가 드물지요)
고아원을 떠난 뒤 다시 돌아보는 이가 거의 없다는데
그들에게 마음 붙이고 고아원을 떠나서도 들릴 수 있는
외가가 되어주면 어떨까 하는 거지요.
방학 때마다 찾아오고,
고교를 졸업한 뒤 사회로 나가서는
명절이거나 힘든 시간 찾아들 언덕이 되는,
외할미 계신, 고향 같은 외가 말입니다.
당장 아이들을 데려와 같이 살아갈 수는 없어도
이렇게 시작할 순 있지 않을지요...


임시밥알모임이 있었습니다.
지지난 주 해날엔 추수며 겨울 날 채비로,
그리고 지난 주엔
서울에서 일이 생긴 종훈네가 내려오는 길이 더뎌
오늘로 미룬 시간입니다.
저렇게 에쁜 낙엽을 가까이에서 매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일이 기다리고 섰는 것 같애도
거두는 재미로 가을을 살아가는 얘기들이 쏟아졌습니다.

1부. 학교가 들려주는 이야기
언어적 민감기, 언어의 중요성이 주제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에서는
국어를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특히 요새 하는 우리말글 시간을 통해 들려주었습니다.

2부. 의논거리.
“올해는 밤낚시를 어째 한 번도 같이 못 갔습니다.”
서너 차례는 공동체식구 마을식구가 다 모여 가는
연례행사인데 말입니다.
강고기들도 통 고개 내밀지 않겠는 시린 밤이나
그래도 텐트치고 낚시 드리우러 가자 합니다.
“11월 11일 해날 저녁 어때요?”
“좋아요.”
“올해 김장은 어쩌죠?”
600포기 했던 해도 있는데
올해는 규모를 어찌 잡아야 할까,
언제하면 좋을지 머리를 맞댑니다.
11월 마지막 주,
그러니까 24일 흙날 절이고 25일 해날 버무리자고들 하네요.


엄마 무슨 띠야?”
“닭띠!”
“아니.”
국선도 수련이 한창인 박진숙엄마는 빨간띠를 땄고
그게 자랑스런 종훈이는 자꾸 그리 묻는답니다.
이제 수련을 도와주러 오던 샘들이
걸음을 접으셔도 되겠습니다.
가까이에 좋은 스승이 있으니 말입니다.


참,
오늘부터 한 주 동안 이 곳 삶이 카메라에 담깁니다.
EBS <다큐 여자>라는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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