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23.쇠날. 구름 오가다

조회 수 1459 추천 수 0 2007.12.01 22:16:00

2007.11.23.쇠날. 구름 오가다


“깊은 산 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참 예쁜 노랫말이지요.
옹달샘 말입니다.
아이들과 이 노래를 피아노에 맞춰 부르며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버섯이랑’ 총정리 시간이었네요.
우리가 버섯과 뒹군 시간들을 어찌 정리할까 의논합니다.
작업이야 12월에 가서 할 것이지만
오늘 표현방식에 대해 결정해놓자 하였지요.
“버섯집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혹시 아이들의 생각이 빈약할까 하여
슬쩍 그런 제안을 하며 시작했는데,
한 녀석은 마지막까지 이 의견을 고집합니다.
“버섯 놀이집이에요,
두 사람이 들어가서 놀 수 있어요.”
“상자 안에다 버섯나라를 구성해보는 건?”
“태워서 표현하는 기법을 써보는 건?”
화선지를 태워 표현하는 걸 하기로 했으나
지난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나오기도 하였지요.
우드락을 잘라 퍼즐식으로 만들어도 보자 합니다.
“그건 너무 복잡할 것 같애.”
그러다 한 녀석은 이런 의견을 내놨네요.
“저는 버섯 놀잇감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요.”
미로를 찾아갑니다.
식용 버섯이 가로 놓여있으면 그걸 먹고 지나가고
독버섯을 만나면 둘러 간답니다.
그걸 구별 못해 쓰러지는 경우도 있겠지요.
재미나겠습디다.
한 가지로 생각을 모으지 못하자
각자 작업을 하기로 하데요.
형이 동생에게 집 설계를 도와주기도 하며
저들끼리 준비물을 챙기고 있답니다.

남정네들은 나무를 해 내리고 있습니다.
흘목, 작년에 산판을 했던 곳에서
짜투리 나무들을 내렸습니다.
건너편 황토방 김씨아저씨
그예 술 한 잔을 건네셔서
벌개져들 들어왔지요.

해지기 전 김천 재래시장에 갔습니다.
낼 김장을 앞두고
우리한테 없는 것들을 챙기러 갔지요.
다른 땐 몰라도 명절장과 김장장은
여전히 재래시장입니다.
어머니들이 왜 굳이 그곳으로 가는데
물건들 속을 누비고 다니면 이해되지요.
갓을 좀 사고, 모자라는 마늘도 더하고,
역시 모자란 고춧가루도 더하고, 당파도 사고, 조청도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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