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 8.흙날. 맑음

조회 수 1374 추천 수 0 2007.12.27 00:19:00

2007.12. 8.흙날. 맑음


여러 사람들이 다녀가며
여러 얘기들을 실어 나릅니다.
주말이면 꼭 사람들이 찾아들지요.
상처 입은 한 여자 분이 와
차를 한 잔 나누며 오래 앉았다 돌아갔습니다.
사람과 헤어지기 어려운 사연을 들었지요.
어찌 쉽겠는지요.
하지만 남의 일은 또 내 일만큼 쓰린 마음은 아닌지라
덤덤히 들었고 그래서 덤덤히 말하게 되는 법이지요.
“너무 억울해요.”
그래요, 들인 공이 크면 클수록
그럴 수 있을 겝니다.
“남 좋은 일만 시킨 것 같애서...”
그러게요, 애쓴 보람도 없이
공을 들인 상대가 훌쩍 떠나면
그런 맘 안 들기가 어렵다마다요.
남의 일이라고 쉽게 말한다 느낄까 하여
그저 듣고, 주억거리고, 달인 차나 더해주었는데,
할 말이야 왜 없었을까요.
그래도 그냥 보냈습니다.
이곳 물꼬가, 대해리가 있어 고맙고 위로라니 다행입니다.
내가 안타까운들 그이만큼 하겠는지요.
누가 자신의 아픔을 대신해 준단 말인가요.
그니를 보내는 등 뒤에서야
비로소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그랑 함께 하는 동안 그대도 배운 게 많았을 것입니다.
노여워 마셔요, 그대여.
당신도 궁극적으로 좋은 세상을 바랄 것이고
잘 살고 싶고 올바르게 살고 싶은 것 아닌가요.
떠난 그가 또 다른 곳에서 자신을 잘 쓰고 산다면
세상에 대한 기여가 아니겠는지요.
그렇다면 아름다운 세상에 한 걸음 다가간 것 아니겠는가 말입니다.
좋았어도 나빴어도 고마운 일이겠습니다.
시간은 힘이 세지요.
다, 다 지나갈 것입니다.
정녕 주저앉지 마시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54 2005.11.8.불날. 맑음 / 부담스럽다가 무슨 뜻이예요? 옥영경 2005-11-10 2202
6553 100 계자 여는 날, 1월 3일 달날 싸락눈 내릴 듯 말 듯 옥영경 2005-01-04 2202
6552 6월 15일, 당신의 밥상은 믿을만 한가요 옥영경 2004-06-20 2202
6551 5월 31일, 권유선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04 2202
6550 계자 열 하루째 1월 1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1-16 2201
6549 6월 11일 쇠날, 숲에서 논에서 강당에서 옥영경 2004-06-11 2196
6548 계자 일곱쨋날 1월 11일 옥영경 2004-01-12 2194
6547 영동 봄길 첫 날, 2월 25일 옥영경 2004-02-28 2193
6546 120 계자 이튿날, 2007. 8. 6.달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07-08-16 2188
6545 9월 빈들모임(2019. 9.28~29) 갈무리글 옥영경 2019-10-31 2181
6544 3월 1일 나들이 옥영경 2004-03-04 2181
6543 2011. 6. 1.물날. 비 / MBC 살맛나는세상 옥영경 2011-06-14 2179
6542 옥천 이원 묘목축제,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172
6541 5월 15일 부산 출장 옥영경 2004-05-21 2167
6540 계자 둘쨋날 1월 6일 옥영경 2004-01-07 2164
6539 120 계자 여는 날, 2007. 8. 5.해날. 비 추적이다 옥영경 2007-08-16 2156
6538 2월 29일 박문남님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3-04 2152
6537 2009. 5. 9.흙날. 맑음 / 봄학기 산오름 옥영경 2009-05-16 2149
6536 2008. 2.23. 흙날. 바람 / 魚變成龍(어변성룡) 옥영경 2008-03-08 2146
6535 97 계자 둘쨋날, 8월 10일 불날 옥영경 2004-08-12 214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