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왜 그렇게 없는 게 많았던지 그래도 땀내나던 날들 서로 작은 일로 잊혀지고 있다, 이젠 이 지구 한쪽 끝에서 살아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잔치는 끝났다 그러나 손님은 밀려들고 우린 그릇에 묻은 김치 자국을 닦고 남은 음식을 모으고 숟가락을 다시 놓았다 아직도 피하지 않고 진지하게 고민할 일이 있다 어떤 사람들인지 무슨 생각으로 살고 싶어하는지 우리 서로 모른 척하기엔 잔치가 너무 길다 되어 있는 게 아니고 되어 가는 길에 우린 있는 것 아직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옥영경
그땐 왜 그렇게 없는 게 많았던지
그래도 땀내나던 날들
서로 작은 일로 잊혀지고 있다, 이젠
이 지구 한쪽 끝에서 살아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잔치는 끝났다
그러나 손님은 밀려들고
우린 그릇에 묻은 김치 자국을 닦고
남은 음식을 모으고
숟가락을 다시 놓았다
아직도 피하지 않고 진지하게 고민할 일이 있다
어떤 사람들인지
무슨 생각으로 살고 싶어하는지
우리 서로 모른 척하기엔
잔치가 너무 길다
되어 있는 게 아니고
되어 가는 길에 우린 있는 것
아직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