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티쿼티(ANTIQUITY) 3월호에 실린 원이 엄마의 편지

조회 수 1005 추천 수 0 2009.03.06 17:51:00
고고학 저널인 앤티쿼티(ANTIQUITY) 3월호에 실린
안동대 박물관이 소장한 ‘원이 엄마의 편지’


원이 아버지께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 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시나요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시나요
당신 나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고,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나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수 없어요
빨리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갖 그 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병술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아내 올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25000
1738 옥샘 저 현곤이요... [1] 현곤 2009-09-04 892
1737 2008 푸드뱅크․푸드마켓 식품후원 한마당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2008-05-06 892
1736 글쓰기 됩니다 물꼬 2006-09-27 892
1735 잘 도착했습니다! [4] 선진 2006-01-26 892
1734 늦었습니다. [1] 수진-_- 2006-01-04 892
1733 10월 8일 벼벨 거래요 물꼬생태공동체 2005-10-08 892
1732 입금완료 [1] 창욱이고모 2005-09-11 892
1731 매듭잔치 file [1] 도형빠 2004-12-27 892
1730 비가 쏟아지는데.. [1] 구리정아 2004-07-16 892
1729 물꼬를 우리에게도 터 주시기를..... [1] 권순영 2004-04-23 892
1728 살려줘.. [1] 김동환 2003-02-06 892
1727 Re.어쩌나~! 박의숙 2001-12-31 892
1726 기적은 진행중... [2] 김미향 2010-10-25 891
1725 세영이 보내요~♡ [1] 오세영 2010-07-22 891
1724 물꼬에서 지내면서... [5] 희중 2010-03-18 891
1723 옥쌤 질문좀.. 물어볼게요~ ㅋ [1] 전경준 2009-10-17 891
1722 드디어 계자철이군요 [6] 김소희 2009-07-29 891
1721 안녕하세요~~~^^* [3] 박윤지 2009-06-20 891
1720 옥쌤.. [2] 김아람 2008-12-19 891
1719 [답글] 윤준 가요 최윤준 2008-04-24 89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