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5.흙날. 맑음 / 123 계자 미리모임

조회 수 1561 추천 수 0 2008.01.10 18:04:00

2008. 1. 5.흙날 / 123 계자 미리모임


달골에 머물던 이들이 떠났습니다.
지난 달날부터 새해맞이 영성공동단식을 하고 있었지요.
손에 손에 호두며 포도즙이며 현미쌀이며
사들고들 가셨습니다.
책을 보내준다고도 하고
후원회원인 논두렁이 되겠다고도 하고
농산물 택배를 주문해 놓기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응원들을 해주고 떠나셨습니다.
비우며 채웠던 것들을
일상에서 잘 풀며 나날을 더해 가시길 바랍니다.

123 계자 미리모임을 합니다.
아주 오랜만에 오는데
이 계자 미리모임을 못 오게 되어
짤린(?) 품앗이일꾼이 셋이나 됩니다.
미리모임에서 같이 맞추는 호흡이 그만큼 중요한 까닭이지요.
이곳에서 보낸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작으나마 어떤 변화들이 늘 있는 곳이라
기억에만 의존하는 것으로는 준비가 되지 않는 까닭입니다.

2주치 미리모임을 한꺼번에 하는 것 같았습니다.
새끼일꾼 정훈이를 빼고는 모임을 참석한 이 모두가
다음 계자까지 내리 있을 사람들이었거든요.
“여름엔 매번 처음이었는데 이번엔 낯익은 얼굴도 있네요.
처음 시작할 때 낯설고... 이곳이 처음인 아이들도 그러할 겁니다.
그런 아이에게 더 챙겨주고...”
종대샘이 그러데요.
“아이들하고 샘들하고 재밌게 있어서
앞의 계자를 끝내고 또 남았고
다음 계자도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매번 할 때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하겠습니다.”
희중샘입니다.
계자의 아이로만 왔다가
이제 새끼일꾼으로 첫발을 떼는 정훈이형님은
걱정이 많습니다.
“염려 마셔요. 새끼일꾼은 애들이 적응시켜줍니다.”

이번 계자는 또 어떤 날들일까요?
최근 십년 간 거의 보지 못했던 기현상이 있기도 합니다.
여자 애들 수가 많아요.
또 일곱 살과 1, 2학년이 무려 스물 셋,
절반이 넘습니다.
거기다 동아리 ‘참과학’과 함께 하는
과학실험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기도 하지요.
마흔 둘(여기 사는 아이 둘 더하여)의 아이들과
열여섯의 어른들(새끼일꾼 다섯을 더하여)이 함께 꾸리는데,
참과학에서 아홉의 샘들도 사흘을 같이 하네요.
어른들이 참말 많습니다요.

‘나를 잘 쓰기!’
‘겸손하기!’
계자를 시작하기 전 처음처럼 새기는 말이지요.
또 새 날을 기다립니다.
비슷한 일정을 같은 곳에서 보내면서도
여전히 벅찰 수 있다는 것 역시 참 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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