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3.해날. 맑다가 눈발

조회 수 1164 추천 수 0 2008.02.24 19:46:00

2008. 2. 3.해날. 맑다가 눈발


먼 길 갔다 돌아오니
가마솥방에 사과 상자가 있었습니다.
한 해 고마웠노라,
설인사로 종훈네서 온 거라고 했습니다.

저녁 7시 학부모면담도 있었습니다.
어려웠던 한 해, 얼마나 고마웠는지를 먼저 전했습니다.
여름과 겨울 계자의 부엌,
산오름 때마다의 점심 도시락,
또 여러 마음씀들...
그리고
어떠한 문제보다 앞서 모든 문제의 근간이었을지도 모르는
몇 해 동안의 내부 갈등에 대해 고백도 했습니다.
견고하지 못한 내부는 바깥으로 아무도 번성하더라도
사상누각과 다를 바가 없겠지요.
가장 좋지 못한 방식으로, 결국 길을 달리하는, 지난 해 정리를 했었고
그 미진을 이 해 끄트머리에
좋은 방법을 찾아 잘 마무리하게 되었음도 덧붙였답니다.
한 샘의 휴직신청에 대해서도 전합니다.
아무래도 농사를 본격적으로 지어보고 싶어 하는 그의 뜻을
헤아려줘야지 않을까 싶다고 했지요.
“그러면 학교를 꾸려나갈 수 있는지...”
“불가능하지요. 그런데 불가능한 그걸 하려구요.”
그래요, 학교 문을 닫을 생각은 안합니다.
혹 한 아이만 남더라도.
어차피 효율의 문제로 접근해왔던 게 아니니까요.
배워야 할 아이가 단 한 명 있더라도
학교는 유지되어야 합니다!
종훈이네 새해 계획도 듣습니다.
이곳으로 내려오면서 엄마가 대학을 다녀 벌써 2학년을 마쳤고,
올해는 아빠도 같은 과에 편입하여 다니게 되었답니다.
국선도전공이지요.
“2년 정도 농사가 좀 늦어진다고 그리 달라질 것도 없고...”
영적성장이 우리생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생각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수련을 통한 내적평화가 가져오는 일상의 평화를 안다면
어떤 것에 앞서 영성훈련의 시간을 가지려 할 것입니다.
두 분에게 평화가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솔직하게 겸손하게 그리고 힘있게 하는 말하기만큼
소통이 쉬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7학년도를 잘 마무리하며
새 학년도 그림을 그려가는 2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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