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6.물날. 맑음

조회 수 1101 추천 수 0 2008.02.24 19:47:00

2008. 2. 6.물날. 맑음


낼이 설인데 마을이 조용합니다.
갈수록 설에 빠져나가는 어른들이 많습니다.
역귀성이라고들 하데요.
또, 예년에는 자식들이 며칠씩 오고는 하였는데,
요샌 당일 이른 아침에 와서
차례만 지낸 뒤 곧 나가고 그러네요.
다행히도 또 이렇게 산골을 고향삼아
설을 쇠는 물꼬식구들도 있답니다.

난리가 난다는 소문을 듣고 보리떡 서 말 치를 먹었는데
(보리 서 말을 주기로 하고 먹는 음식, 술, 떡)
난다는 난리는 나지 않고 혼자 독난리를 만났다는 말이 있지요.
난리 중이라 해서
다 산 것처럼 하던 일을 놓아버려서야 되겠는지요.
사람들을 만나면 사는 게 전쟁이다 전쟁이다 합니다.
설이라고 더러 안부를 물어오면서
바깥 삶은 늘 전장인데
너희는 게서 아이들이랑 참 좋겠구나 하지요.
그렇기도 하겠습니다.
하지만 사람살이 어디라고 다를까요.
어쨌든 하고픈 말은 이런 거였습니다.
난리통일지라도
내일 일을 어찌 알겠는지요.
손이 녹슬지 않게, 머리가 굳지 않게, 마음이 강팍해지지 않게,
늘 자신을 닦을 일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책도 좀 들여다볼라구요.
고요한 산골의 밤이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482 2020. 1.30.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3-04 439
1481 2020. 1.31.쇠날. 뿌연 옥영경 2020-03-04 497
1480 2020. 2. 1.흙날. 흐려지는 오후 옥영경 2020-03-04 1236
1479 2020. 2. 2.해날. 맑음 옥영경 2020-03-05 413
1478 2020. 2. 3.달날. 맑음 옥영경 2020-03-05 452
1477 2020. 2. 4.불날. 갬 옥영경 2020-03-05 588
1476 2020. 2. 5.물날. 맑음 옥영경 2020-03-05 681
1475 2020. 2. 6.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3-05 474
1474 2020. 2. 7.쇠날. 맑음 옥영경 2020-03-05 547
1473 2020. 2. 8.흙날. 흐리게 시작하더니 맑아진 옥영경 2020-03-06 416
1472 2020. 2. 9.해날. 맑음 옥영경 2020-03-06 425
1471 2020. 2.10.달날. 대체로 맑음 옥영경 2020-03-06 477
1470 2020. 2.11.불날. 맑음 옥영경 2020-03-12 1649
1469 2020. 2.12.물날. 비 / There is time! 옥영경 2020-03-12 571
1468 2020. 2.13.나무날. 비 옥영경 2020-03-12 490
1467 2020. 2.14.쇠날. 갬 옥영경 2020-03-13 453
1466 2020. 2.15.흙날. 맑다가 갑자기 온 손님처럼 비, 그리고 굵은 비 / 암트스프라헤 옥영경 2020-03-13 434
1465 2020. 2.16.해날. 눈 옥영경 2020-03-13 560
1464 2020. 2.17.달날. 눈 옥영경 2020-03-13 445
1463 2020. 2.18.불날. 갬 옥영경 2020-03-18 49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