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 9.해날. 오후 조금 흐릿해지는 하늘

조회 수 1288 추천 수 0 2008.03.30 20:18:00

2008. 3. 9.해날. 오후 조금 흐릿해지는 하늘


봄맞이 대청소입니다.
학년맞이이기도 하지요.
달골 창고동이며 본관, 고래방에 이어
오랜 숙제이던 부엌 곳간이며 장독대 줄 선 항아리도 다 열어봅니다.
효소를 거르고,
묵은 것을 쏟아내고,
감식초를 거르고,
아, 그런데...
새로 담은 감식초를 걸러내며
슈퍼에서 감식초를 파는데 두 병에 얼마하더라,
그러니 우리 게 얼마의 값어치겠네,
그런 수다를 떠는 순간 불안에 엄습하여 좇아나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찌꺼기를 받쳐놓은 커다란 광주리와 대야가 그만 사라지고 없었지요.
‘아, 아, 아,
종대샘 조옹대애새앰!’
묵은 것들을 거름장으로 보내는 일을 맡겼는데,
맨 앞에 있던 그것부터 학교 뒤란 아래 둔덕으로 실어간 게지요.
“그래 그걸 보면 모르겠데요?”
부엌샘이 한소리를 건넸습니다.
“나는 물이 새니까 대야 위에 받쳐놓은 줄 알았지...”
“아유, 정말...”
“이거라도...”
대야에 남은 것이라곤 겨우 작은 쥬스병에 들어갈 양이 전부였지요.
“그래 그걸 보고도 모르겠더나
놓친 고기가 집채만한 법이지요.
얼마나 잘 담아진 건데...
그리하야 그만 그 맛난 감식초 한 항아리를 그만 날렸답니다.

산청의 간디학교에 지낼 때 6개월 가량이나 분리수거를 맡았던 부엌샘은
이곳에서의 쓰레기 정리를 위해서
짧은 교육이 있었답니다.
쌓인 쓰레기를 죄 쏟아 재분리에 들어갔습니다.
페트병은 페트병끼리, 그밖의 플라스틱(비닐류 포함)은 어떻게 하고...
그러고나니 정말 쓰레기봉투로 들어가는 걸 얼마 안되데요.

아이들도 한 몫하지요.
운동장을 돌며 쓰레기를 줍고
달걀거름을 부수어 간장집 남새밭 부추밭에 뿌리고...

부산한 틈으로
새로 부임한 황간지구대 공현호소장님 인사를 다녀갔습니다.
어디고 늘 사람들이 떠나고 또 옵니다.
자연스러운 일인 줄 알면 보내는 마음도 떠나는 마음도
그리 흔들림이 크지 않을 테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214 2008. 7.17.나무날. 더위 옥영경 2008-07-27 1278
1213 2011. 4. 6.물날. 맑음 옥영경 2011-04-15 1278
1212 2012. 2. 4.흙날. 맑음 옥영경 2012-02-17 1278
1211 11월 7일 해날 맑음 옥영경 2004-11-19 1279
1210 2006.9.4.달날. 가라앉은 맑음 / 가을학기 첫날 옥영경 2006-09-15 1279
1209 2006.10.30.달날. 맑음 옥영경 2006-10-31 1279
1208 2007.10. 8.달날. 젖어있던 아침이더니 해에 마르다 옥영경 2007-10-17 1279
1207 2007.10.30.불날. 맑음 옥영경 2007-11-09 1279
1206 2005.11.12.흙날.맑음 / 김장 옥영경 2005-11-14 1280
1205 2005.11.23.물날.맑음 / 교육이 서 있는 지점 옥영경 2005-11-25 1280
1204 2006.11.25-26.흙-해날 / ‘찾아가는 하우스예술파티’ 워크샵 옥영경 2006-12-05 1280
1203 2007. 6.20.물날. 맑음 옥영경 2007-06-28 1280
1202 2008. 7. 3. 나무날. 아침비 옥영경 2008-07-21 1280
1201 2008. 9. 7.해날. 맑음 옥영경 2008-09-21 1280
1200 9월 25일 흙날 맑되 어스름에는 흐려진 옥영경 2004-09-28 1281
1199 11월 22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4-11-26 1281
1198 2006.4.19.물날. 비바람 옥영경 2006-04-21 1281
1197 143 계자 여는 날, 2011. 1. 9.해날. 맑음 옥영경 2011-01-12 1281
1196 2011. 9. 9.쇠날. 흐림 옥영경 2011-09-18 1281
1195 6월 19일 해날 맑음 옥영경 2005-06-22 128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