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10.달날. 맑음

조회 수 1192 추천 수 0 2008.03.30 20:19:00

2008. 3.10.달날. 맑음


바닷가에 매어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김종삼의 <북치는 소년> 가운데 ‘어부’ 전문)

지적이고 세련되었다고 평해지던 김종삼 정현종 황동규님의 시들은
나이 들며 평이하고 쉽고 생태적인 시들이 되더라고들 하던가요.
기억이 정확한지는 자신이 없지
검색창으로 확인하는 건 관둡니다.
특히 시의 경우엔 마침표 같은 문장부호라든지에
인터넷이란 공간이 민감하지 않더라구요.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
아이들이랑 보낸 날들이 그러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런 날을 맞지요.
2008학년도를 시작합니다.

해마다 나무를 심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 가운데 가장 훌륭한 일이 그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늘 하지요.
아이들 마음에도 그런 나무 하나 심어주고 싶지요.
올해는 이달 말 이원묘목축제 다녀와서 심기로 합니다,
땅이 좀 녹은 뒤.

‘첫걸음 례’.
물꼬식의 개강식, 입학식인 거지요.
작년에 함께 했던 류옥하다와 종훈,
그리고 새로 이사 들어온 이정이가 있습니다.
이 학교의 의미,
우리는 무엇을 하려는가,
이번 학기 움직임을 의논하였지요.
올 해 쓸 공책 겉표지 작업이 젤 먼저 주어진 일입니다.
2008학년도에 바뀐 것도 있네요.
어느 학기이고 꼭 들어있는 기본교과가 우리말글(국어) 하나에서
셈놀이(수학)가 더해졌습니다.
이번 학기 집중교과로는 역사(국사)를 할 차례가 되었고
중심생각공부(집단프로젝트)는 ‘나물이랑’으로 결정했습니다.

학기를 시작한 줄 알아서일까요,
학교 마당도 바빠졌습니다.
아이들도 잘 모르는 할머니라는데
운전연습을 하러 학교로 왔던가 봅니다.
무서웠다데요.
마을에서 내내 사신 분이라면 애들도 알텐데,
아마도 이제 시골 삶을 시작하려고 들어온 할머니인 듯합니다.
군청 지역개발과에서 작은해우소 견적을 내기 위해서도 다녀갔습니다.
일단 업자의 견적서는 받아보겠지만
물꼬는 이제 당장 필요하고 유용하다고
샌드위치판넬 같은 걸로 작업을 할 생각이 없음을 전했고,
그래서 한편 우리 식의 생태화장실 견적도 뽑아보지요.
조율이 잘 되어 여름이 오기 전 새 해우소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저녁 7시, 영동생명평화모임이 영동읍사무소에서 있었습니다.
군수님의 제안과 부읍장님의 동의로
달에 한 차례는 게서 모임을 가지기로 했답니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대운하 건설이 화두가 됩니다.
강은 없어지고 운하만 남는다는 김하돈 시인의 메시지와 함께,
이제 누가 누구를 깨는 방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대운하 반대 역시도 그런 관점에서 우리 자신의 내부를 볼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도법스님의 말씀도 깊이 음미했지요.
생명의 관점에서 대운하 문제를 잘 바라보고 움직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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