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21.쇠날. 맑음

조회 수 1200 추천 수 0 2008.04.06 21:06:00

2008. 3.21.쇠날. 맑음


‘나물이랑’ 시간이 있는 오전입니다.
먹을 수 있는 건 다 캐보자,
산에도 들고 들에도 들고 책도 보고 물어도 보자,
나무날 요리 재료로 써도 좋겠네,
나물자료집도 만들어봐요,
나물로 책갈피를 만드는 건 어떨가요,
나물 지도를 그려요,...
오늘은 손풀기도 나가서 했지요.
바구니에 호미와 장갑, 마실 것을 챙겨
동쪽 개울 너머 언덕빼기에 갑니다.
손풀기도 냉이 앞에서 했지요.
댓마로 넘어가려는데,
마침 신씨네 할머니인 호호할머니가
당파밭을 매고 계셨더랬습니다.
“여기서 냉이 좀 캐 가두 돼요?”
우리는 할머니가 던져놓은 풀더미에서 냉이를 골라내기도 하고
파 사이사이에서 캐기도 하였는데,
할머니도 풀 가운데 냉이는 따로 파서 우리 마구니에 던져주고 계셨지요.
금새 한 소쿠리 다 차서 가마솥방에 넣어주고 들어왔답니다.
“같이 캐니까 재밌네요.”
“달래를 몇 해 못 봤는데...”
그러게요, 올해 이렇게 다니다보면 달래를 만날 수 있을까요?

오후의 첫 시간은 단소를 불었습니다.
“소리가 안나요.”
처음 해보는 이정이는 힘이 듭니다.
다른 아이들이 응원을 해주었지요.
“나는 한 달이나 걸렸어, 소리 내는 데만.”
소리 내는 데 더뎠던 종훈이는 누나를 더욱 이해하여
나아질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뭔가 애를 쓰는 만큼 나아지더란 걸
이정이 역시 경험하게 될 테지요.

영어 시간입니다.
일상에서 잘 쓰이는 동사, 특히 명령어를 통해 익혔지요.
그리고 옛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고,
그림동화 통해
한 녀석은 태평양의 한가운데 영어를 쓰는 섬에서 살았고
또 한 녀석은 영어를 쓰며 세계를 돌아다니기도 하여
영어공부가 그리 낯선 시간이진 않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세인트루이스에서 건너온 미국친구 하나가
가끔 찾아도 와줄 것이지요.

풍물.
하던 녀석들은 아주 신이 나지요.
풍물은 그런 힘이 있거든요,
두들기는 거니까, 뭔가 털어내고 시원해지는 느낌이.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 장구를 잡아본다는 이정이는 어렵기만 합니다.
소리 안내고 치고 싶은 대로 당분간 쳐도 된다 하지만,
이정이 저 자신이 못 하는 걸 견디지 못해 속상해 합니다.
“하기 싫어요.”
“가락이 빨라요.”
같이 신명을 낼 날을 또 기다린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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