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24.달날. 갬

조회 수 1391 추천 수 0 2008.04.06 21:08:00

2008. 3.24.달날. 갬


어제 밥알모임에서 어른들이 대청소를 한 덕분에
아침 8시 30분 한 주를 시작하며 하는
‘첫 만남’이 수월합니다.
아이들은 예제 붙여둘 2008학년도 속틀을 완성했고,
우리말글에서는 저들이 쓴 글을 재료로 맞춤법을 챙겼으며
이원수샘의 시와 그 시를 바탕으로 한 노래를 다루었지요.
오늘부터 한 주 도움꾼 노릇을 할 종훈이가
자꾸 마음이 무겁다 합니다.
‘도움꾼’이라는 역할에 대해 그 아이가
처음으로 진지한 고민을 해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한국사는
구석기를 지나고 신석기를 지나 고조선 형성기를 살펴보았지요.

읍내에 나갈 일이 생깁니다.
3월 한 달은 정말 직접 가야하는 일이 적잖네요.
소득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도 세무서에서 하는 일이데요.
비영리법인임을 알려주는 세금관련 서류가 필요해서 다녀옵니다.
군청 지역개발계에서 생태화장실 만드는 일에 대해서
실무자들과도 씨름도 합니다.
행정과정이란 게 절차가 길지요.
그걸 또 가장 비행정적기관에서 추진하고 있자니
이래저래 부딪히는 부분이 많네요.
휴우~

영동생명평화모임이 있는 저녁입니다.
황대권 손석구 김성봉 최아선 이영현 신효정 박대우 김길환 김종근님이
함께 했습니다.
생명사랑채식실천협회에서 준비한,
지구를 위협하는 우리의 식생활에 대해 돌아보는 영상을
잠시 호흡을 고르며 보았지요.
오늘 주재료는 영화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바흐만 고바디 감독)입니다.
이란 이라크 터키에 나뉘어살며 독립을 위해 꾸준히 저항하는 쿠르드족.
이란과 이라크 국경지대에서 사는 바로 그 쿠르드족이 배경입니다.
오랜 전쟁으로 황폐한 그곳도 나날의 삶이 돌아가고,
아이들 역시 학교를 가고 그리고 하루하루를 살아가지요.
네 남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형아가 주인공입니다.
세상은 혹은 어른들은 잔인하고 생활은 남루하며
영화는 끝까지 그 삶을 지켜가는 것을 담을 뿐입니다.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하지도 않으며 분노를 끌어내는 연출 또한 없지요.
그런데도 우리는 깊이 울었습니다.
일상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힘겨움 속에서도 견지하는 서로에 대한 사랑이
너무 추워서 취한 김에(혹은 너무 고통스럽도록 가파른 산길이어)
밀수품을 싣고 산을 오르는 말들의 거친 숨결에
뜨겁게 실리는 장면은
우리의 고단했던 세대들을 돌아보게도 했지요.

잘 만들어지고 매끈한 영화에 익숙한 이들은
꽤 불편했을지도 모릅니다.
그의 영화문법은 잘 알려진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를 떠오르게 했지요,
영화가 ‘편집’이 아니라 ‘생활’인.
그의 이력을 보면 이해가 갑니다.
영화 <칠판>의 배우였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연출군단이었다데요.
아하,...
이란계 쿠드드족의 최초의 영화감독이 된 고바디는
쿠드르족의 영웅이 되었다지요.
다 영화감독은 안 돼도 희망을 주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어느 비평가가 그랬답디다,
세상이 부조리해도 끝까지 삶을 붙잡고 씨름하는 이들의 마음속 풍경은
지뢰가 깔려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산의 모순된 아름다운 풍광과 공명한다고.
“한쪽에선 세상을 망쳐가는 인간이 문제이고,
또 다른 쪽에선 인간이 희망이라는 모순을 마음깊이 전해준다.”(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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