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27.나무날. 맑으나 춥네요

조회 수 1264 추천 수 0 2008.04.12 20:15:00

2008. 3.27.나무날. 맑으나 춥네요


아이들이 요리를 합니다.
현미전병이라네요.
현미가루를 둥글게 뭉쳐서 꾸욱 눌러 기름에 굽습니다.
접어서 잼을 발라 먹기도 하고
남아 있던 호떡소를 집어넣기도 하였지요.
그림놀이에선 봄꽃들 사이를 누비다
돌돌거리는 개울로 갑니다.
버들강아지 사이 개울로 먼저 오는 봄이지요.
정박시켜두었던 배들을 건져놓고
항구공사를 계속합니다.
쌓여있던 요걸트병은 좋은 재료가 되었지요.

변덕스런 날씨 주간입니다.
바람에 눈에 비에, 낼 밤은 또 비 내린다는 소식이지요.
그런 속에도 젊은할아버지는 봄맞이에 바쁩니다.
화단 앞에 한 줄로 포도 12그루를 키 낮게 심으셨습니다.
아이들이 따먹을 수 있게 하시겠다지요.
학교를 지키는 장순이네집 쪽 공터에 있던
돌들도 다 치우고 계셨습니다.
“딸기를 심어볼까?”
궁리 한참이시랍니다.

긴 글 한 통을 받습니다.
수년 전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작은 아이의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하며
물꼬를 찾아왔던 인연이 있었던 분으로,
연이 길어 최근 그 분이 하시는 강의를 듣고도 있었지요.
그 아이 이제 중학 입학을 앞두고 있다 합니다.
먼저 반가움 컸습니다.
언제 짬을 내셔서 자분자분한 말씀을 글로 옮기셨답니까.
좋은 교사는 부지런해야합니다.
강의실을 채우는 학생 학생에 대한 관심을
그렇게 글로 풀어놓으시는 당신께 머리 숙여졌습니다.

...샘의 글과 물꼬의 살이를 보면서 남에게 늘 가르침을 주던 사람이 남에게 배운다는 것이
참 힘들겠다는 제 요즘 삶에 비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렇더군요. 뒤늦게 아이
때문이라는 핑계로 전공도 아닌 특수교육을 새로이 전공하게 되면서, 또한 오랫동안
몸 담았고 천직이라고 말해주던 사람들이 많았던 학교와 아이들을 떠나(대학에 온 후
오랜만에 전에 근무하던 학교로 가니 가르쳤던 아이의 어머니가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는 모습이 상상이 안 된다던 말이 생각납니다.) 대학의 성인들을 가르치게 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사람을 바라보고 대하는 방식에도 다름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는 일부러 사람을 대할 때 늘 평등을 생각했습니다. 그 평등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가장 맞는 것을 함께 해 그가 남과 차별받는다고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기도 합니다.
...
물꼬 한 해를 보면서 "올해는 우리 모임의 아이들을 계절학교에 신청하고 샘께 압력을 넣어야지"
생각도 했네요^^. 대학 때 친구들이 90년 졸업 후 거의 20년 가까이 매년 2회 방학 때 정기 모임을
하거든요. 다들 저처럼 교사이지요. 초중고교사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생협 회원으로
신청하는 먹거리 중 올핸 쌀은 물꼬에 말해야겠다." 생각도 했구요. 이렇게 많은 일들이
영동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줄 몰랐네요.
...

늘 이렇게 훌륭한 안내자들을 만나는 일,
복입니다.
고마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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