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28.달날. 맑음

조회 수 1336 추천 수 0 2008.05.15 07:39:00

2008. 4.28.달날. 맑음


모두가 가고 헐렁해진 산골입니다.
목수샘과 기락샘과 젊은 할아버지,
그리고 류옥하다와 저만 달랑 남았습니다.
부엌을 맡고 있는 안인경님도 이정이랑 좀 쉬러 떠났거든요.

잔치 뒷정리를 시작합니다.
고래방과 숨꼬방, 그리고 바깥은 남자들이 맡고
면사무소에 행사용의자들도 돌려주고 왔지요.
여자 어른이 가마솥방과 교무실을 맡으니
본관은 아이 몫이 되었습니다.
모둠방 놀이방 복도 어른공부방을 쓸고 닦고
널린 책들도 수습을 했지요.
오랫동안 이곳에 함께 살아왔던 아이는
웬만한 어른 못잖게 일을 척척 해냅니다.
나름대로 땅을 일궈 농사도 짓고,
짐승들을 돌보기도 하지요.
아이랑 그리 살고 싶었고
그리고 그리 살아가고 있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너그럽게 대하지 못 한다고 가끔 핀잔도 듣습니다만
사유할 줄 알고 몸을 쓸 줄 아는 건강한 사람으로 커가고 있습니다.
고마울 일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겠다 싶더니
바짝 붙어서 하고 나니까 이른 오후에 한숨 돌릴 수 있게 됩니다.
가마솥방이야 남은 음식도 치워야 하고
나왔던 그릇들도 넣어야 하고
이것저것 정리하려면 한 주는 보내야할 테지요.
갈무리가 좀 되니 마음도 가뿐해져서
오후엔 아이랑 같이 인형극수업 청강을 가
인형을 만드는 사람들 곁에서 솜을 깎으며 놀았습니다.
저녁에는 엄마가 가는 수화공부방에도 아이가 따라갔지요.
옥천에서 농아들을 위한 교회에 봉사하는 목사님이 가르치십니다.
“달날마다 같이 이렇게 움직여도 좋겠다.”
“생각해 볼게요.”
아이가 튕기네요.

차도 거의 드나들 일 없는 계곡 길의 어둠을 가르며
우리들의 산마을로 돌아옵니다.
오쇼 라즈니쉬의 책 어느 구절이 떠오르데요.

나는 후회 없이 살아왔다. 내가 무엇인가 잘못한 일이 있었는지 찾으려 애써보기도 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내가 한 모든 일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 자신은 내가 한 일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가 내가 한 일이 잘못이라 하더라도
나에게는 내가 한 일이 절대적으로 옳다. 나는 옳은 일을 했다.
; 오쇼 라즈니쉬의 에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614 계자 세쨋날 1월 7일 옥영경 2004-01-08 2120
6613 계자 네쨋날 1월 8일 옥영경 2004-01-09 2112
6612 운동장이 평평해졌어요 옥영경 2004-01-09 2200
6611 계자 다섯쨋날 1월 9일 옥영경 2004-01-10 2267
6610 계자 여섯쨋날 1월 10일 옥영경 2004-01-11 2241
6609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552
6608 계자 일곱쨋날 1월 11일 옥영경 2004-01-12 2178
6607 계자 여덟쨋날 1월 12일 달날 옥영경 2004-01-13 1841
6606 계자 아홉쨋날 1월 13일 불날 옥영경 2004-01-15 1802
6605 계자 열쨋날 1월 14일 물날 옥영경 2004-01-16 2310
6604 계자 열 하루째 1월 1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1-16 2171
6603 계자 열 이틀째 1월 16일 쇠날 옥영경 2004-01-17 2337
6602 계자 열 사흘째 1월 17일 흙날 옥영경 2004-01-28 1804
6601 계자 열 나흘째 1월 18일 해날 눈싸라기 옥영경 2004-01-28 1922
6600 38 계자 갈무리날 옥영경 2004-01-28 1683
6599 새해, 앉은 자리가 아랫목 같으소서 옥영경 2004-01-28 1812
6598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585
6597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376
6596 39 계자 첫날 1월 26일 달날 옥영경 2004-01-29 1797
6595 39 계자 이틀째 1월 27일 불날 옥영경 2004-01-30 206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