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29.불날. 맑음

조회 수 1360 추천 수 0 2008.05.16 00:33:00

2008. 4.29.불날. 맑음


세워진 잔치 축하 화환이 둘 있었지요,
화분과 꽃바구니들 사이.
무슨 기념일에 형식, 격식을 잘 차리지 않는 곳이라
사람들 역시 이곳에다가는 그런 식의 축하는 잘하지 않아 왔습니다.
그래서 이 산골 작고 가난한 학교랑은 생뚱맞아 보이던 화환이었지요.
그래도 이름도 없이 온 화환이 떡 하니 서 있으니
분위기를 올려주기도 합디다.
오늘 그 화환은 젊은할아버지의 손에서
예쁜 꽃 쟁반 둘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오랫동안 꽃집에서 일했던 경험을 한껏 살리셨지요.

버섯이 말라갑니다.
지나던 이웃들이 물 좀 뿌려서 마저 따라데요.
우르르 쏟아지던 때를 지나면 양이 얼마 되지 않고
먹기에 썩 좋잖은 것일 때도 있어 그냥 두었는데
다음 때를 위해서라도 다 거두라 했습니다.
물 좀 뿌리고 다 따내려지요.

국화시간.
혜송이가 와서 같이 보냅니다.
변함없이 샘이 오시고
화선지를 놓고 그림을 그립니다.
여전함이 좋은 이 시간입니다.
가시는 샘께 잔치떡도 나눠드립니다.
“너무 예쁘네!”
감탄하는 샘께 꽃 쟁반도 하나 실어드렸지요.

이정이네는 한참을 더 쉴 모양입니다.
류옥하다에게 한동안 혼자 있을 텐데 어쩌냐 물었습니다.
일단 한 주를 보내 보겠다데요.
워낙에 스스로 잘 꾸려온 아이입니다.
마침 ‘스스로공부’가 있는 오전이기도 했네요.
엔진을 공부하고 있다지요.
자동차역사는 정리를 다 했다나요.
‘책이랑’도 저가(아이가) 챙깁니다.
읽었던 책에 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반 초등학교를 잠깐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이 시대 많은 아이들이 가는 곳이니까...”
그런데 생각을 좀 하겠다고만 하데요.
하기야 사유할 줄 아는 아이이니 이것저것 생각해볼 테지요.
자기가 곰곰이 자기 상황을 살펴보고 여러 의견을 말할 겝니다.
기다리면 될 일이겠습니다.

홈스쿨링의 확대가 아니라
이제 말 그대로 홈스쿨링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학교에 대한 문의들이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지만
학기 중에 받는 일이 없는 것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이제 다시 잘 생각해보시라 말리기까지 합니다.
아이를 어떤 학교에 보낼까가 아니라
엄마, 혹은 아빠 자신이 정말 당신 생애에 뭘 원하는가를 잘 보라 하지요.
쉬어가는 느낌의 3년이겠다 선언한 바도 있고,
혹 결합하더라도 말 그대로 학교체에 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같이 살아보러 오는 것이면 좋겠다 전하고 있답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곳을 찾아오는 이들의 기대에
이곳이 결코 그것을 채워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분들이 뭘 원하는지 잘 읽을 수 없을 때가 더 많네요.
오늘도 닿은 메일 한 통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를 둔 엄마 입니다. 남편과 아이와 함께
자유학교 물꼬에 보내고 싶은데 빠른 시일 내에 체험하고 경험하게 하고 싶거든요...
그런데 입학을 해야만 하는건가요??
아님 체험 학습처럼 몇일간도 가능한가요?
그렇다면 언제 가능한지요?
궁금합니다.’
홈페이지가 답(정리는 좀 안돼 있지만)이려니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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