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22.나무날. 뿌연 하늘

조회 수 1219 추천 수 0 2008.06.01 00:04:00

2008. 5.22.나무날. 뿌연 하늘


황사인가요,
하늘 노랗습니다.

대해리에서 병아리가 태어났다는 소식이 왔습니다.
작년에는 통 알을 품지 않던 암탉들이었지요.
그러니 병아리도 못 보았고,
새 닭도 올해는 없던 거지요.
그런데 올 봄은 또 알을 품고 있더란 말입니다
(대신 밥상에 오를 알은 줄었지요.).
그예 알을 깨고 나왔다지요.
그런데 맨 먼저 태어난 녀석이 시커멓대네요.
눈까지도 까맣답니다.
“오골계네!”
아이는 신이 났습니다.
다음 알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데...
아이는 대해리가 마냥 궁금합니다.
대해리 산골 천지를 휘저으며 날아 댕기던 놈이라
꼼짝없이 병실에 갇혀 좀이 쑤시지요.

오늘은 목수샘을 나오라 하여 장을 봐 들여보냅니다.
어느 때고 그렇지 않을까만
더운 날, 먹는 게 보약이지요.
이것저것 어찌 어찌 먹으라 일러도 주고,
가지 못해 하지 못하는 일들도 적어 보냅니다.

진주에서 한 부모님이 호두과자를 보내왔습니다.
'유기농 우리밀로 만든 쏭쏭호두'.
아이의 말을 받아 인사를 전했더니
예쁜 답장이 왔습니다.
“아이고, 환자분한테서 직접 음성편지(?)를 받다니...영광인걸요.
저 어렸을 적에 아플 때면 부모님이 맛난 거 사주시고 그랬어요.
지금도 그때의 '황도 통조림' 맛은 잊혀지지가 않아요.
아끼는 후배네 부모님께서 호두과자 가게를 열었다고 전에 한번 말씀드렸던가요?
하다 수술 얘기 듣고 퍼뜩 생각이 나길래 보냈어요.
동네방네 쏘다니지 못 하고 갑갑하게 누워있을 텐데 응원이 좀 되려나요?
워낙에 씩씩한 아이라 탈 없이 잘 나을 거예요.
카드는...호두과자 가게에서 제 말을 받아 옮겨 적은 거랍니다.^^
물꼬는 저에게 '비빌 언덕' 같은 존재라,
오히려 제가 받고 사는 게 많아요. 고맙지요.”

그리저리 서로 기대 사는구나 싶습니다.
아, 고마운 일들 투성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14 새 노트북컴퓨터가 생기다 옥영경 2003-12-10 2644
6613 2020. 4.13.달날. 맑음 옥영경 2020-06-15 2618
6612 대동개발 주식회사 옥영경 2004-01-01 2611
6611 7월 8일, 요구르트 아줌마 옥영경 2004-07-19 2583
6610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580
6609 서울과 대구 출장기(3월 5-8일) 옥영경 2004-03-10 2577
6608 165 계자 닷샛날, 2020. 1.16.나무날. 맑음 / ‘저 너머 누가 살길래’-마고산 옥영경 2020-01-28 2576
6607 똥 푸던 날, 5월 6일 옥영경 2004-05-12 2572
6606 경복궁 대목수 조준형샘과 그 식구들 옥영경 2003-12-26 2567
6605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550
6604 김기선샘과 이의선샘 옥영경 2003-12-10 2528
6603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509
6602 물꼬 사람들이 사는 집 옥영경 2003-12-20 2507
6601 아이들이 들어왔습니다-38 계자 옥영경 2004-01-06 2502
6600 장미상가 정수기 옥영경 2004-01-06 2498
6599 122 계자 이튿날, 2007.12.31.달날. 또 눈 옥영경 2008-01-03 2468
6598 새금강비료공사, 5월 11일 불날 옥영경 2004-05-12 2453
6597 장상욱님,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410
6596 새해맞이 산행기-정월 초하루, 초이틀 옥영경 2004-01-03 2404
6595 [바르셀로나 통신 3] 2018. 3. 2.쇠날. 흐림 / 사랑한, 사랑하는 그대에게 옥영경 2018-03-13 239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