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29.나무날. 갬

조회 수 1288 추천 수 0 2008.06.09 13:40:00

2008. 5.29.나무날. 갬


마을로 내려오는 길이 더딘 아침입니다.
길섶 붉은 산딸기를 그냥 지나기 섭섭하지요.
“저어기, 저기.”
와글거리는 그네입니다.
정말이지 많기도 하지요.
오동통한 것들만 따도 손이 금방 찹니다.
아름다운 시절입니다.

아이가 버스타고 나왔습니다,
목발을 짚고.
산골 촌놈이 처음으로 혼자 버스를 타고 읍내로 나온 게지요.
퇴원하며 깁스를 풀고 바로 걸었는데
아무래도 무리해서 문제가 좀 생겼더랬습니다.
목발을 짚게 되었지요.
먼저 나와 있던 엄마랑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
같이 병원가고 점심 먹고
그리고 강의가 하나 있어 엄마가 수업 들어가 있는 동안
도서관에서 기다렸습니다.
지역 안에서 대학의 기능, 참 좋습니다.
그 도서관엔 얼마 전 만화방이 생겼지요.
학생들 가장 북적이는 공간이랍니다.

스필버그의 라는 영화가 있었지요.
영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신념은 선택이 아니다, 운명이다.”
그런 대사가 있었습니다.
그렇겠습니다.
그래요, 운명입니다.
그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운명...
지난 여름과 겨울 평마단식에서 물꼬 이야기를 한 강연에서도
결국 그런 얘기 아니었던가 싶어요,
대단한 신념으로 시작했던 일이 아니라
하다보니 신념이 되고 뭐 그랬다는,
'팔자'라고 이름했더랬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614 2005.11.13.해날.맑음 / 중량(重量)초과(草果) 生 옥영경 2005-11-14 1231
1613 2006.4.30-5.4.해-나무날 / 자율학교였단다 옥영경 2006-05-09 1231
1612 2006.8.27-30.해-나무날 옥영경 2006-09-14 1231
1611 2009. 5. 2.흙날. 흐리다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9-05-12 1231
1610 4월 20일 물날 지독한 황사 옥영경 2005-04-23 1232
1609 5월 25일 물날 맑음 옥영경 2005-05-27 1232
1608 2005.10.13.나무날. 달빛 고운 옥영경 2005-10-15 1232
1607 2005.11.28.달날.맑음 / 돌아온 식구 옥영경 2005-12-01 1232
1606 2008. 7.13.해날. 맑음 옥영경 2008-07-27 1232
1605 2008. 8.27.물날. 맑음 옥영경 2008-09-15 1232
1604 2008.10. 5.해날. 흐리다 그예 비 옥영경 2008-10-19 1232
1603 2008.12. 9.불날. 순해진 날씨 옥영경 2008-12-26 1232
1602 2011.11.23.물날. 비와 해와 구름과 거친 바람과 옥영경 2011-12-05 1232
1601 2006. 9.29.-10. 8. / 한가위방학 옥영경 2006-09-29 1233
1600 2006.12.18.달날. 갬 옥영경 2006-12-25 1233
1599 2007. 4.15.해날. 맑음 옥영경 2007-04-24 1233
1598 2007. 5.16.물날. 비 옥영경 2007-05-31 1233
1597 2008. 4.17.나무날. 빗방울 오다가다 옥영경 2008-05-04 1233
1596 2008.10.18.흙날. 맑음 옥영경 2008-10-28 1233
1595 2008.11.29.흙날. 눈 펑펑 / 김장 이틀째 옥영경 2008-12-21 123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