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23.달날. 잠깐 볕

조회 수 1116 추천 수 0 2008.07.11 15:01:00

2008. 6.23.달날. 잠깐 볕


8시 30분까지는 가라 했는데,
일하는 사람들 종일 먹을 때와 참을 챙겨놓고 나니
어느새 훌쩍 8시가 넘어버렸습니다.
경매를 하는 공판장에 처음 나가보기로 한 날입니다.
어제 인술이아저씨 안내를 열심히 받았고
이른 아침 한 관씩 표고를 가려 넣었지요.
등급을 나누어 말입니다.
“늦었는데...”
식구 하나가 그냥 포기하라 합니다.
“그래도 가보지요.”
젊은 할아버지도 태우고 그렇게 길을 나섰는데,
아이가 뒷자석에서 그럽니다.
“우리가 잘 안 돼도 좋은 경험을 하는 거예요.”
아무 대꾸가 없자 또 그럽니다.
“처음 나가는 날의 의미는 가치가 있죠.”
아이가 낫습니다.
다섯 상자를 만들어 갔으나
돈을 별 샀을 리가 없지요.
장마철이라 물을 먹어서도 버섯 값이 많이 떨어져있습니다.
“이틀만 일찍 왔어도...”
경매사가 아쉬워합니다.
돌아와 우리가 내일 받게 될 금액을 들은 식구 하나,
“야, 그럼 일 년에 여섯 번 따는데, ...
그것 밖에 안 되네...”
그렇게 계산을 하니 다른 편에서는 또 그러네요.
“우리가 버섯 선물을 보내도 일일이 택배비 들지...”
서로 다른 계산법들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아이가 낫습니다.
“우리가 이 걸 팔아 돈 벌려고 한 것도 아닌데, 돈이 됐잖아.
그리고 좋은 경험도 했잖아요.”
참 긍정적입니다,
돌아오는 우리 차를 보며 멀리서 의준이아줌마가 그랬던 것처럼.
“그래도 소고기라도 사 먹을 수 있잖아.”
맞아요.
돈 사는 기준으로 농사짓자면,
그것도 유기농 하자면 여간 어렵지가 않습니다.
어려워서 피하자는 게 아니라
생각이 달라야 한다는 거지요.
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길이니까 한다,
우리 식구들 잘 먹고 다른 것들 좀 바꿔 먹으면 된다,
그런 생각으로 농사 짓고 산답니다.
사실 더 할 여력도 아니 되구요.

한전에 면담이 있었지요.
교육용전기로의 전환 때문이었습니다.
교육청에서는 최대한 필요한 서류를 만들어주겠다는데
민영화된 한전에서는 어림없답니다,
그러면 모든 복지시설이며도 다 구제(?)대상이 된다고.
교육청 담당자랑 방법을 같이 찾아보자 합니다.

119와 병원에 인사도 다녀옵니다.
위급한 상황들마다 고마운 그곳입니다.
케Ÿ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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