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28.흙날. 비, 억수비

조회 수 1304 추천 수 0 2008.07.11 15:04:00

2008. 6.28.흙날. 비, 억수비


무서울 만치 쏟아지데요.
달골에 아이랑 둘만 있었는데,
혼자 오라 두고 못오겠더라구요.
이른 아침 홀로 한 시간여 몸살리기 맘살리기를 하고 있지요.
그걸 끝내고 아침밥상을 준비한답니다.
아이는 혼자 내려와
장화를 갈아 신고 논을 한 바퀴 휘 둘러보고 그 상 앞으로 오는데
오늘은 아이가 깨길 기다렸지요.

아침 밥상을 물린 뒤 일모임이 있었습니다,
젊은할아버지, 황토샘, 종대샘이랑 같이.
농사, 계자, 공사, 일상적 일들에 대한 확인이었지요.
선하고 밝은 웃음을 가진(사람이 그렇기도 하고) 황토샘이
모두에게 하는 공식적인 첫인사(?)가 있었네요.
“생태화장실에 미력하나 손 보태러 와서...
쉬운 길이 있었는데, 시간이 더디고 느릴지언정 작품 만든다는 느낌으로...
자신과 싸운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와 내 마음은 쉽고 빠르게 가자 하고...
삶의 철학을 만드는 여정, 행복하고 기쁩니다.
잘 못해 미안함도 있고...”
일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말씀도 그리 하십디다요.

다들 주말이라고 빠져나갔네요.
마침 비도 오니 공사현장도 쉼표입니다.
황토샘은 집짓는 모임에 갔고,
종대샘은 태윤이 축구경기 응원가고,
하다랑 저도 공주의 진달래님댁에 다녀왔네요.
4월 학교문연날잔치에 왔던 몇이
그 자리에 또 모여 계셨지요.
도반들입니다.
수행을 놓지 않는 이들이지요.
들고 간 물꼬의 주방세제와 표고버섯은
그곳의 물상추와 부레옥잠으로 바뀌어져 돌아왔습니다.
얼마나 소중한 연들인지요...
자신의 허물을 영성수련의 재물로 받쳐놓았던 이들이라
가까운 생활터전을 갖고 있지 않아도
퍽 가깝게 느껴지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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