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4.쇠날. 맑음, 무지 더울세

조회 수 1260 추천 수 0 2008.07.21 18:13:00

2008. 7. 4.쇠날. 맑음, 무지 더울세


수영복을 공수 받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수영장도 가재서.
예정에 없었던 일이라 집에들 연락을 하여
택배로 부쳐 달라 부탁했지요.
지난 ‘대해리 봄날’에 가본 김천의 시립수영장은
그 규모 면에서도 아이들 가슴을 한껏 열어젖혀 주었더랬습니다.
그런데 밤낚시도 가고 싶다네요.
둘 중 하나만 고르라 합니다.
하지만 수영장도 가고 싶고 밤낚시도 가고 싶지요.
어찌 어찌 짬을 내보려 합니다.

류옥하다는 읍내 나갑니다.
지난주부터 세상 나들이로 주에 두 차례
지역 도서관에서 하는 무료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지난 불날엔 아이들이 와 있어 여기 머물고
오늘은 밖으로 나갔지요.
하다는 처음으로 유화 물감을 만져봅니다.
배(먹는)를 그리는데,
쓱싹쓱싹 참 자유롭습니다.
“거침이 없어요.”
어른들이 탄복합니다.
그래요, 우리 앞에 놓인 작은 캔버스가
자주 무지 무지 큰 공포가 되기도 하지요.
참 부럽습니다.
아이들은(대부분이) 뭘 해도 그렇습니다.
그들의 그런 장점이 세상 속에서 치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구울 생선을 건져놓고,
미역냉국을 준비해두고,
지윤이에게 점심 밥상을 맡겨두고 갑니다.
“엄마도 저도 요리를 잘 못 해요.
그래서, 제가 다니던 유치원 원장샘이 반찬 가게를 내셔서
거기서 사서 먹거든요.”
그런데 오늘 밥상을 차려내고
너무나 뿌듯해하는 그입니다.
“정말 물꼬에 와서 너무 너무 많이 배워요.”

계자를 앞두고 해우소도 풉니다.
위생사 아저씨는 반가운 인사를 하지요,
이래저래 물꼬 소식을 언론매체에서 보았다며.
삭혀두었던 오줌을
거름으로 고구마밭에 뿌리기도 합니다.
호미를 들고 고구마밭에 들려던 아이들은
토란밭과 감자밭을 맸지요.

아이들에게 밤엔 자고 낮에 깨어있으라 했습니다.
다들 밤늦도록 수다 떨다 자꾸 아침이 늦어지고
오전에 까부룩까부룩 하고 있거든요.
이곳이 일상일 때는 그렇게 지내면 견디기 힘들지요.
무엇보다 여기의 자연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어 간답니다.
그 흐름을 느껴보라 하였지요.
이 점에서도 여기 사는 아이랑 온 아이들의 갈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서로 참말 좋은 공부들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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