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9.물날. 폭염 며칠 째

조회 수 1160 추천 수 0 2008.07.24 13:44:00

2008. 7. 9.물날. 폭염 며칠 째


약이 바짝 오른, 큰대문 옆 쫄랑이 짖는 소리에 내다보니
까치 때문입니다.
살랑살랑 날아가도 않고 살살 약을 올리고,
쫄랑이는 묶인 줄 땜에 어쩌지는 못하고 짖어만 대고,
까치랑 개 한 마리가 노는 풍경이
한낮 더움이 빚어내는 짜증을 몰아내주었지요.
쫄랑이야 약이 올랐겠지만
어쩜 무더위 속에 일어난 작은 사건을
즐기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싶데요.

놀고 있는 아이를 보면 즐겁습니다.
비행기를 만들어 식구들을 태워 다니고
한참을 안 보인다 싶으면 또 어떤 놀잇감을 앞세우고 나타납니다.
삼복더위도 아이의 열정을 막지 못하지요.
요새 손님들이 있어 계속 달골에 올라 묵는데,
오늘 저녁은 욕실이 하도 요란하여 들여다보니
아이는 분수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젖을까봐 화장지를 아예 밖으로 채워놓고
샤워기를 거꾸로 놓은 채 광장 분수랍니다.
유쾌합니다.
저리 유쾌하게 살고 싶습니다.

“너무 좋아할 게 아니라요.”
우리들의 라디오소식통 젊은 할아버지가
밥상에서 뉴스 한 꼭지 들려주시며 하신 말씀입니다.
고생고생 하여 6년 만에 아파트 사서 입주하자마자
아이가 베란다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지요.
좋은 일에도 너무 좋아라 할 것 없고
나쁜 일에도 그리 아플 것 없다십니다.
새옹지마라는 말도 전화위복이란 말도 다르지 않은 낱말들이겠지요,
순간 순간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는 지혜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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