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14.달날. 맑음

조회 수 1079 추천 수 0 2008.07.27 22:21:00

2008. 7.14.달날. 맑음


모두 sbs 촬영팀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게 또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역량이란 생각 듭디다),
그들도 어느새 식구처럼
밥 먹고 웃고 떠들고
얼마나 유쾌한지요.
“뭘 하든 사람이 좋아야지요.”
맞습니다.
그들이 보기 좋았고
그들의 일하는 방식이 보기 좋았습니다.
손발이 턱없이 모자라는 이곳이라고
마음을 내서 그들이 설거지도 하고
흙벽 작업도 돕데요.
급하게 광평농장에서 왔던 굴삭기를
돌려드리러 나가는 황간 길에
sbs 촬영팀들이 온 식구들에게 저녁을 대접하기까지 했습니다.
상다리 부러지는 줄 알았지요.

하다는 늘처럼 논을 한 바퀴 돌고 아침 밥상에 나타났습니다.
정말 일꾼 한 몫을 하는 아이입니다.
그의 많은 것들이 다 그렇지야 않지만
잠깐만 움직여줘도 어른들 숨통을 틔워주지요.
오늘은 하다랑 평소의 쇠날처럼 보냅니다.
이곳에서 보내는 학기 가운데의 어느 하루가 궁금한 촬영팀들이었지요.
산에 들어 더덕도 캐고
영어 공부도 좀 하고
아주 잠깐 포도봉지도 씌우고
그 다음엔 류옥하다 저가 하고픈 대로 이것저것 하고 있습니다.
학교 뒤란 너머에 새로 등장한 풀 하나 있지요.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통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해마다 변하는 자연이지요.
변하는 것이야말로 변하지 않는 것이란 말을 실감합니다.
‘변화’, 정말 자연스러운 거지요.
하다는 그걸 쥐고 온 데를 댕기며 이름을 묻고
도감을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개웡이야, 개웡”
이 산골에선 그리 부르는데
도대체 우리가 가진 어느 도감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지요.
사진을 찍어 여러 곳에 문의를 해야겠습니다.

이곳의 대답이 늦어지면서 시간에 쫓겨 촬영을 하게 되어
촬영팀은 아예 편집기도 실어왔습니다.
우리는 그것 앞에서 우리가 낮에 찍힌 화면들을 보며
편집의견을 내기도 하고(?)
얼굴 각도를 어떻게 하라는 둥
무슨 편집회의가 따로 없었지요.
산골에서의 또 하나의 재밋거리가 되었습니다요.
그런데 화면이 참 따뜻합니다.
그렇게 정평이 나 있는 프로듀서이시기도 하지요.
같은 것도 그리 바라보는 눈,
고마울 일입니다.
불편하고 모자라는 곳으로만 보면
또 얼마나 많이 부족한지요.
이제 슬슬 편집화면이 궁금해져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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