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18.쇠날. 무더위 뿌연 하늘

조회 수 1462 추천 수 0 2008.07.27 22:25:00

2008. 7.18.쇠날. 무더위 뿌연 하늘


읍내 나갔습니다.
식구들이 먹을 점심 저녁 밥상을 차려놓고
류옥하다 나들이를 따라나섭니다.
장도 좀 봐야 하고
도서관에서 찾아올 자료들도 있습니다.
아이는 오늘 영동을 한 바퀴 돈다나요.
읍내 초등학교도 들린답니다.
서로 볼 일 보고 만나기로 하였지요.
약속한 초등학교로 갔습니다.
사내 애 셋이 더해져 있데요.
마침 또래들입니다.
그들의 대화를 엿봅니다.
시험도 숙제도 없다는 하다 말에 귀가 솔깃해지는 그들입니다.
“다 좋은데 친구가 없다면...”
이곳에 살고 있는 아이를 흥미로워하고 그 생활이 부럽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친구들이 없는 건 너무 큰 부분이라네요.
그럴 나이들이겠습니다.
“그런데 어른들도 있고, 돌이랑 흙이랑 자연에서 놀 것도 많아.”
아이들은 금새 친구가 됩니다.
멀찍이서 보니 같이 한바탕 뜀박질을 한 다음 긴 의자에 늘어앉았는데,
두 녀석이 물을 가지러 들어갔다 나옵디다.
축구 한 경기 진하게 하고 물을 들이키는 구성원들처럼
여름날 뙤약볕 아래 일 징허게 하고 마시는 맥주처럼
아주 맛나게 물들을 들이키데요.
저렇게들 만나는 것도 또 귀한 연 하나이겠습니다.
영동초등하고 태범 승기 진수들이었네요.
“놀러가두 돼요?”
오라지요.
버스를 일러둡니다.
참 예뿐 녀석들이데요.

아, 마지막날 밤이라고 엄나무 백숙 맛나게 해먹고
sbs 촬영 식구들이 살살 바람 잡아
면소재지로 나갔습니다.
가기 전에 식구들을 노래방에 초대해 준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류옥하다한테 반해버렸지요.
어디 가서라도 참 당당합니다.
짱짱하게 노래 잘도 불러대는데,
요새는 예전의 민중가요란 것도 다 있데요, 노래방에.
“백두산으로 찾아가자, 우리들의 백두산으로...”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십만원...”
“저 강물은 말도 없이 오천년을 살았네...”
분위기 헤치며 저만 부르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노래 잘 들어주고
제 차례에 따박따박 잘도 부릅디다,
그런 곳에 자주 가기라도 한 아이처럼.
“아름다운 이 땅에 금수강산에 단군할아버지가 터 잡으시고...”
신문과 라디오를 통해 역시 시류에 민감한 녀석이라
독도 노래도 빼놓지 않았지요.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이백리...”
어느 누구도 빼놓지 않고
얼마나 흥겨웠던 밤이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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