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29.쇠날. 맑음 / 군부대의 대민지원

조회 수 1368 추천 수 0 2008.09.15 21:21:00

2008. 8.29.쇠날. 맑음 / 군부대의 대민지원


* 이런, 이런, 아주 중요한 일을 빠뜨렸더라구요.
다시 정리합니다.

가까이에 있는 한 부대에서 대민 지원을 나왔습니다.
두 사람이 수송을 해서
아침 아홉 시 전에 아홉의 장정을 부려놓고 갔지요.
일일이 사람 손으로 해야 하는 흙벽 작업에
인력을 붙여 달라 면을 통해 요청을 해놓았더랬습니다.
어제는 굴삭기가 와서 오늘 일이 수월하도록
흙산을 본관의 현관 앞으로 옮겨놓았지요
(드러나 있던 수도관도 다 묻었더랬습니다).
속도감이 있데요.
활기차서도 좋습디다.
류옥하다 선수도 젊은 형아들이랑 아주 신이 났습니다.
그찮아도 한몫하는 아이인데
그들 틈에서 일꾼 노릇 톡톡히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점심때가 되자 정말 점심밥이 실려 왔습니다.
"일 시키고 밥은 해멕여야지요..."
"아닙니다. 예전에도 원래는 이렇게 해야 하는데...
대민지원 나가는데 오히려 민폐를 끼치면 안 되지요."
점심은 도로 부대에 들어가서 먹는다고
준비하지 말란 얘기야 듣긴 하였으나
정말 놀랬지요.
이럴 것 같으면 때마다 오라해도 되겠습니다.
늘 사람 먹이는 일이 일이니까요.
참만 준비하면 되었습니다.
공동체식구들도 그 밥상에 묻혀서 먹었지요.
덕분에 공을 들여 참을 낼 수 있었네요.
옥수수도 찌고 파전도 내고 포도도 내고 막걸리도 한 잔씩,
잠시 목을 축일 땐 미숫가루로,
그리고 오후엔 맥주에 생선묵두부전도 내고...
다섯 시, 어느새 돌아갈 시간입니다.
“딱 반나절이 모자라네.”
서로 아쉬워라 합니다.
담당 상사가 와서 하루 더 날을 잡아보자 하는데,
다음 주 시작하는 사흘이 교육에 걸려있다네요.
부대장님과 의논해보겠다셨지요.
이 산골에서 고마운 일이 늘 어디 한둘인가요.
벽, 거의 다 올라갔지요.
고맙고 감사합니다.
일도 일이지만
젊은 친구들이 준 생기가 더 큰 힘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라니...”
굴삭기 한 대 계곡을 뒤집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
가장자리를 크게 파내고 있었지요.
물꼬가 수영장으로 쓰는 농수로가 지나는 곳입니다.
가끔 물이 넘치기는 하지만
대개의 날들은 경운기가 건너편으로 가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불과 20여 미터에 건너로 가는 다리가 버젓이 있는데 말입니다.
상황을 알아보러 면 산업계며 연락을 해봅니다.
혹 면에서 모르기라도 하는 일이라면 막아야겠지요.
군 건설과 농업기반계에서 하는 일이랍니다.
다시 군 담당자에게로 전화를 넣었지요.
오지개발사업비 4억여 원이 나왔고
그 사업을 우리 면이 잘했나 봅니다.
그래서 본예산 집행 뒤 평가고가로 추가예산이 배정되어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하기로 해 이장으로부터 의견을 받았다나요.
그렇다면 이 다리가 주민 숙원사업?
내 건너로 겨우 산 아래 밭뙈기 하나인데(크기는 하지만),
그것도 이미 건너가는 다리가 가까이 있고
게다 거기 가는 농로도 있는데?

세상 일들이 그렇게 돌아갑니다.
영동에서 황간으로 가는 멀쩡한 길이 있는데
직선으로 가기 위해(겨우 몇 분 일찍) 산을 하나 깎고 있고,
좀 구비가 돌긴 하나 영동에서 무주 가는 버젓한 도로가 있는데
큰 도로를 다시 뚫었습니다.
그 길, 통행 차량이 넘치기나 한다면 말을 않습니다.
박정 때 만들어진 도로건설교통법이 그렇다네요,
예산의 60%를 도로 건설에 써야 한답니다.
알고 계셨는지요?
어디고 그물망처럼 도로가 뻗었으니
이제는 도로를 까뒤집거나 그 옆에 다시 내거나 하며
그 돈을 씁니다.
이권이 개입되어있으니 누구도 그걸 고치려들지도 않습니다.
교육예산 없다더니, 복지예산 없다더니,
그 돈 좀 갖다 쓰지...

물꼬는 그 계곡 일을 어찌 처리했을까요?
뭘 할 수 있었을까요,
뭘 하기는 했을까요?
안 가르쳐드릴랍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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