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2.불날. 흐리다 비
다시 군부대에서 장정들이 나왔습니다.
따로 서류가 오가지 않은 지원이었지요.
참 어렵게 낸 시간이란 걸 잘 압니다.
전 부대원이 참가해야 하는 교육이
달날부터 물날까지 사흘 동안 있다 들었습니다.
그래서 반나절만 잠시 손을 보탠다 하였지요.
이겨놓은 흙이 마르는 게 안타까웠던 상사가
사정을 잘 헤아려준 덕이었습니다.
지난 쇠날 왔던 이도 있고
비번에 걸려 다른 친구로 바뀌기도 했네요.
“옥샘, 어디 가세요?”
왔다고, 안다고, 멀리서 그리 소리지르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벽이 이렇게 두꺼워요?”
“한 단 위에 숯이 들어가네.”
작업은 배움의 현장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군대를 갔다 오면 철이 든다는 것에 더해
할 줄 아는 일이 많아지나 봅니다.
군대의 긍정성 하나이겠지요.
금새 흙벽이 쑥쑥 올라갑니다.
역시 류옥하다 선수도 한몫을 하였네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손발을 재지요.
“조금만 더하면 되겠는데...”
자기들이 더 아쉬워라 합니다.
그렇다고 시간을 더 쓸 수는 없지요.
나중에는 수송차량이 와서 기다리는데도
조금 더 조금 더 하며 쌓아올렸더랬습니다.
조금 남은 흙더미를 자꾸 뒤돌아보며 떠났습니다.
“이런 학교가 있는 것 몰랐어요.”
제대하고도 연을 이어가길 바란다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청년들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