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건협 양상현샘

조회 수 5058 추천 수 0 2003.11.08 16:24:00

어제는 양상현 샘한테서
학교 '부엌'과 '책이 있는 찻방'의 설계도가 왔습니다.

9월이 저물던 무렵이었지요.
얼굴 한 번 뵌 적 없는 순천향대 건축학과 교수 양상현샘한테
긴긴 편지를 드렸습니다.
민족건축인협회회를 이끌고 계신 분이라 들었고
마침 한겨레신문에서 그 단체가 한 여름건축캠프 기사를 읽었던 참이었지요.
도와달란 얘기를 했고
답장을 바로 주셨습니다.
일단 오마 하셨지요.
놀랬습니다,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겠고
어쩌면 답장을 못받을 수도 있겠다 걱정했거든요.
오만한 이라면 어찌 그럴 수 있었겠느냐,
두레일꾼들이 한참을 입에 올렸더랬습니다.

지난 10월 7일 불날
같은 단체에서 일하는 임재정샘과 함께 양상현샘이 나타나셨습니다.
학교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아이들 집을 지으려는 곳도 둘러보셨댔지요.
세 시간이면 둘러보기에 족할 거라던 걸음은
담아놓은 과일주로 밤이 늦었고
다음날 첫수업에 나가셔야 했던 양상현샘만 싫은 걸음을 떼시고
재정샘은 하룻밤을 묵어가셨습니다.
그 재정샘, 그맘 코가 꿰여
지난 가을 계절자유학교 사흘도 함께 하셨댔지요.
다시 고맙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건축적 조언은 아끼지 않겠습니다."
학교일이며 민건협일이며 닥친 일들 사이 사이
물꼬일을 숙제처럼 해서
마침내, 어제, 일단 두 공간 설계도를 내려 보내신 거지요.
마음을 내기는 쉬워도 손발을 내기는 또 얼마나 먼 길이더이까.
생은 참으로 짧으나
또한 길기도 하여서
입은 것들 갚을 날도 오리라 믿습니다.
이 눈부신 날들,
선생님께 다 드려도 아깝지 않겠습니다.
건강하소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494 5월 20일, 북한 룡천에 보낸 돈 옥영경 2004-05-26 1718
6493 5월 20-21일, 색놀이에 빠진 아이들 옥영경 2004-05-26 1731
6492 5월 21일 쇠날, <오늘의 한국> 취재 옥영경 2004-05-26 1590
6491 5월 22일 흙날, 대구출장 옥영경 2004-05-26 1891
6490 5월 23일, 모내기와 아이들이 차린 가게 옥영경 2004-05-26 1648
6489 5월 25일 불날, 복분자 옥영경 2004-05-26 1953
6488 5월 26일, 부처님 오신 날 옥영경 2004-05-31 1758
6487 5월 27일, 손말 갈무리 옥영경 2004-05-31 1577
6486 5월 28일, 봄학기 마지막 날 옥영경 2004-05-31 1482
6485 5월 29일-6월 6일, 찔레꽃 방학 옥영경 2004-05-31 1626
6484 5월 29일, 거제도에서 온 꾸러미 옥영경 2004-05-31 2173
6483 5월, 부엌에서 옥영경 2004-06-04 1536
6482 5월 31일주, 들에서 옥영경 2004-06-04 1545
6481 5월 31일, 권유선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04 2156
6480 찔레꽃 방학 중의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6-04 1893
6479 "계자 94"를 마치고 - 하나 옥영경 2004-06-07 1923
6478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486
6477 6월 6일, 찔레꽃 방학을 끝내고 옥영경 2004-06-07 2026
6476 6-8월 여름방학동안은 옥영경 2004-06-11 1625
6475 6월 7일, 조릿대집으로 재입주 옥영경 2004-06-11 146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