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건협 양상현샘

조회 수 5169 추천 수 0 2003.11.08 16:24:00

어제는 양상현 샘한테서
학교 '부엌'과 '책이 있는 찻방'의 설계도가 왔습니다.

9월이 저물던 무렵이었지요.
얼굴 한 번 뵌 적 없는 순천향대 건축학과 교수 양상현샘한테
긴긴 편지를 드렸습니다.
민족건축인협회회를 이끌고 계신 분이라 들었고
마침 한겨레신문에서 그 단체가 한 여름건축캠프 기사를 읽었던 참이었지요.
도와달란 얘기를 했고
답장을 바로 주셨습니다.
일단 오마 하셨지요.
놀랬습니다,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겠고
어쩌면 답장을 못받을 수도 있겠다 걱정했거든요.
오만한 이라면 어찌 그럴 수 있었겠느냐,
두레일꾼들이 한참을 입에 올렸더랬습니다.

지난 10월 7일 불날
같은 단체에서 일하는 임재정샘과 함께 양상현샘이 나타나셨습니다.
학교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아이들 집을 지으려는 곳도 둘러보셨댔지요.
세 시간이면 둘러보기에 족할 거라던 걸음은
담아놓은 과일주로 밤이 늦었고
다음날 첫수업에 나가셔야 했던 양상현샘만 싫은 걸음을 떼시고
재정샘은 하룻밤을 묵어가셨습니다.
그 재정샘, 그맘 코가 꿰여
지난 가을 계절자유학교 사흘도 함께 하셨댔지요.
다시 고맙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건축적 조언은 아끼지 않겠습니다."
학교일이며 민건협일이며 닥친 일들 사이 사이
물꼬일을 숙제처럼 해서
마침내, 어제, 일단 두 공간 설계도를 내려 보내신 거지요.
마음을 내기는 쉬워도 손발을 내기는 또 얼마나 먼 길이더이까.
생은 참으로 짧으나
또한 길기도 하여서
입은 것들 갚을 날도 오리라 믿습니다.
이 눈부신 날들,
선생님께 다 드려도 아깝지 않겠습니다.
건강하소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794 2019. 9. 2.달날. 흐리다 비 많은 옥영경 2019-10-16 683
1793 2016. 3. 9.물날. 흐림 옥영경 2016-03-29 683
1792 2015.11. 8.해날. 비 옥영경 2015-12-04 683
1791 2015.10. 2.쇠날. 높고 파란 하늘 옥영경 2015-10-31 683
1790 2015. 7. 7.불날. 비 옥영경 2015-07-31 683
1789 2016. 5.17.해날. 맑음 옥영경 2015-07-03 683
1788 2월 빈들 여는 날, 2015. 2.27.쇠날. 맑음 옥영경 2015-03-20 683
1787 2014. 9.29.달날. 비 옥영경 2014-10-24 683
1786 2014. 6.26.나무날. 흐려가다 옥영경 2014-07-10 683
1785 2014. 6.24.불날. 소나기 옥영경 2014-07-10 683
1784 2014. 6.20.쇠날. 맑음 옥영경 2014-07-04 683
1783 2014. 2.14.쇠날. 늦은 보름달 옥영경 2014-03-11 683
1782 2013.10. 2.물날. 흩뿌리던 비 개고 옥영경 2013-10-25 683
1781 2023.10.21(흙날) ~ 22(해날). 흐리다 맑음 / 10월 집중수행 옥영경 2023-10-30 682
1780 2016. 6.23.나무날. 흐림 옥영경 2016-07-16 682
1779 2015.12.15~16.불~물날. 바람 불고 이튿날 밤 눈 옥영경 2015-12-29 682
1778 2015.10.27.불날. 비 옥영경 2015-11-23 682
1777 2015.10. 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5-11-01 682
1776 2015. 6. 3.물날. 맑음 옥영경 2015-07-08 682
1775 2015. 5. 6.물날. 맑다 구름 조금 옥영경 2015-06-22 68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