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 9.나무날. 맑음

조회 수 1081 추천 수 0 2008.10.20 04:53:00

2008.10. 9.나무날. 맑음


아이가 그랬습니다,
뭔가 일을 하다보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기도 한다고.
산골에서 아이가 사람들 속에서 자연스레 배워가는 삶에는
이런 진리들과 마주하는 일이 잦은 듯합니다.
어른인 우리들이 책을 통해 읽었던 것들이나
학교에서 교사를 통해 전해 들었던 것을
아이는 스스로 잘 깨우쳐가고 있습니다.
가족과 다녀가신 손님 한 분이 오늘 그런 글월을 보내주셨지요.
“저희 아이들과 그곳 아이가 노는 걸 보면서...”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이토록 사고가 다를 수 있는가 싶어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이 산골을 떠났다 합니다.
고마울 일입니다.
이곳에서의 배움이 혹 교과서적 학습에서 뒤처질 진 몰라도
분명 앎의 영역에서는 그리 모자라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건축자재가 좀 더 들어옵니다.
아이의 말대로
뭔가 일을 하다보면 꼭 원하는 방향대로만 일이 가는 게 아니지요.
생태건축을 해본다고, 그것도 군의 보조까지 받아서
시작했던 실험입니다.
그런데 일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지쳐가고
나중에는 건물 뒤란의 잘 뵈지도 않는 곳에 들이는 공에 대해 회의가 일기도 하고
길어진 공사로 늘어난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생기고,
그렇게 애를 좀 먹게 된 공사였네요.
그렇더라도 시작해놓으면 끝이 보이기 마련입니다.
끝날 듯 끝날 듯하며 늘어지던 일도
어쨌든 마무리 자재가 들어오는 날이 있네요.
황토샘이 다녀가고,
군 장병들이 한 이틀 손을 보태고,
그리고 홀로 남은 목수샘이 혼자 이 궁리 저 궁리하며 진행했습니다.
이 작업을 바라보면서 배운 일도 많지만
목수샘 스스로 자신을 향해 던져놓은 화두 또한 많을 겝니다.
일을 통한 배움,
배움에 어디 그것만 한 게 있겠는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54 4월 물꼬stay 닫는 날, 2019. 4.21.해날. 맑음 옥영경 2019-05-20 17883
6653 2012. 4. 7.흙날. 달빛 환한 옥영경 2012-04-17 8337
6652 민건협 양상현샘 옥영경 2003-11-08 5075
6651 6157부대 옥영경 2004-01-01 4721
6650 가족학교 '바탕'의 김용달샘 옥영경 2003-11-11 4586
6649 완기의 어머니, 유민의 아버지 옥영경 2003-11-06 4539
6648 대해리 바람판 옥영경 2003-11-12 4533
6647 흙그릇 만들러 다니는 하다 신상범 2003-11-07 4496
6646 뚝딱뚝딱 계절학교 마치고 옥영경 2003-11-11 4466
6645 너무 건조하지 않느냐길래 옥영경 2003-11-04 4448
6644 이불빨래와 이현님샘 옥영경 2003-11-08 4425
6643 출장 나흘 옥영경 2003-11-21 4292
6642 122 계자 닫는 날, 2008. 1. 4.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08 4228
6641 2008. 4.26.흙날. 바람 불고 추웠으나 / 네 돌잔치 옥영경 2008-05-15 3799
6640 6월 14일, 류옥하다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9 3760
6639 123 계자 닫는 날, 2008. 1.11.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17 3693
6638 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옥영경 2004-06-20 3693
6637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2006-05-27 3657
6636 12월 9일, '대륙보일러'에서 후원해온 화목보일러 옥영경 2004-12-10 3557
6635 2007.11.24-5. 흙-해날. 맑음 / 김장 옥영경 2007-12-01 352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