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계절학교 마치고

조회 수 4561 추천 수 0 2003.11.11 01:00:00

< 사람손, 그거 무섭습디다! >

11월 8일과 9일 이틀동안
'2003 가을, 어른들이 하는 뚝딱뚝딱 계절학교'가 있었습니다.
멀리 거창에서 통나무집을 짓는 정용보샘과 박도현샘, 이호근샘,
(제 고등학교 은사님의 제자들입지요)
논두렁 대표(?)로 온 박주훈샘, 김선영샘,
역시 품앗이 대표(?)로 온 김아리샘, 유승희샘, 윤운상샘,
홍익대 동아리 모래알 사진반에서 오신
정창원, 신의섭, 박소정, 유송희, 한상호, 윤효정 샘들,
속리산에서 오신 김용달샘, 김명희샘, 아이들 홍이와 민이,
일산 들꽃을 가꾸는 사람들에서 온 김병구샘과 이동권샘,
물론 두레 김희정, 신상범, 옥영경도 함께 하였지요.
아, 그리고 깍두기 여섯 살 류옥하다도.
참 참 참, 일본에서 온 토미도.
(히토미는 겨울내내 와서 일을 하겠답니다)

비 질기게도 내렸더랬지요.
아이들이 쓸 것들을 뚝딱뚝딱 만들자던 계획을
학교에서 지금 필요한 일을 거들자로 방향을 조금 틀었습니다.
당장 부엌이 들어설 옛 도서관을 비워야 해서
짐을 옮기고 바닥 마루 뜯는 일에 한 패가 붙고
사택 3번의 도배며 장판을 까는 일로 또 다른 패가 붙었지요.
거창패들은 작은집과 우물터에 대한 구상을 끝낸 뒤
일은 가서 해오겠다 먼저 자리를 뜨고
대전패도 한판 몰아서 맡은 일을 끝낸 뒤 떠나고
그 사이에도 비는 구질구질 내렸습니다.
(저녁답에 부산에서 오신 어르신 둘
텔레비전 내려주고 차 한 잔 나누시고 가셨구요)

한기 스미는 밤, 담아낸 포도주를 거나하게 돌리기도 하였지요
얼마나 많은 말을 했던지 목이 다 아픈 아침,
누구는 너무 많은 말을 들어서 귀가 아팠다는 아침,
"이야, 물꼬와서 늦잠을 다 자봤다"고 신이난 아리샘 목소리로
늦은 아침을 맞았습니다.
산책을 다녀오고
(그 사이 김천 증산초등 라용찬샘이 궁금했다며 잠시 걸음하셨지요)
다시 일이 이어졌습니다.
튜울립 나무 앞 패인 웅덩이를 막아
모래 놀이터를 만들었지요.
그 비, 지치지도 않고 내립디다.
점심공양 할 즈음
일산패들이 다음에 할 부엌 공사를 위해 준비모임을 예서 가졌고
(넷 장정이 한 주를 꼬박 붙겠답니다.
딸려오는 아이도 둘)
마침 속리산 바탕 가족학교의 김용달샘이 식구들과 함께 오셨습니다.
손 못대고 있던 도라지를 한참이나 캐주셨지요.
귀한 말씀도 나눠주시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많은 일을 할 수 있구나,
밥이 참말 달았다,
아이들이 놀 곳에 뭔가 힘을 보태서 좋다,
그렇게 갈무리모임을 하고 있을 때
우리의 아리선수,
"힘들었다고들 하는데
사실 3박 4일 계절학교 때랑 비교도 안될만큼 한가한 거였어요.
아이들이랑 놀다가 이런 일은 중간에 쉬엄쉬엄하는 건데..."
그러면서 97년 키노쿠니를 초청한 행사때
자기는 처음 물꼬일에 들어와 쉬지않고 12시간 노동을 했노라
겁이 팍팍주었더랬지요.

고맙습니다!
기억했다가 2004년 우리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겠습니다.
모두 모두 정말 정말 애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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