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4.쇠날. 맑음

조회 수 1126 추천 수 0 2008.11.02 16:37:00

2008.10.24.쇠날. 맑음


수원을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의 과학 공부를 가끔 도와주는 물리학교수님 댁인데,
집안에 우환이 생겨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네요.
얼마 전 아버님을 보냈고
이제 누님을 병원으로 실어 보내며 당신이 바라지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 문제를 넘으면 다음 문제를 또 맞닥뜨리게 되는 게 삶이던가요.
누군에겐들 삶의 무게가 가벼울지요.
그런데도 우리는 살아갑니다.
그것도, 대부분은, 절로 수도원으로 가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갑니다.
얼마나 기특한 일인지요.

쇠날 오전은 곤충 공부가 있습니다.
이번학기 통합교과 수업의 주제가 그러하지요.
“거위벌레와 가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벌레들도 이제 겨울날 준비로 바쁜 숲입니다.
쌓인 낙엽을 들추면 그들 역시 얼마나 종종거리고 있는지요.
아이는 오늘 그 차이를 책을 통해
그리고 그들을 만나 해결해낼 것입니다.

타악연주샘이 오셨고,
같이 설장구 공연 준비를 합니다.
가을에 한 번 서자던 무대였는데,
아무래도 봄으로 미루어야지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장구랑 쇠를 두들기며
우리는 한 주의 곤함을 그렇게 풉니다.
요새는 굿거리의 매력에 빠졌지요.
가을이 배는 골짝으로 가락도 그리 번져간답니다.

먼 걸음이 취소되면서 덕분에 짬을 좀 냅니다.
물꼬를 오래 도와왔던 분이 병원에 입원을 했기도 해서,
또 수영장도 들릴 겸 김천을 넘어갑니다.
다리를 다친 그는 수영장 직원으로 시작해서 중견이 되고
그리고 동업주가 되었다가 이제 새 대표가 되었지요.
조금씩 조금씩 한발씩 한발씩
제 삶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젊은 사람을 보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고맙지요.
어여 완쾌되기를 바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22 6월 2일 나무날 여우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5-06-04 2050
6521 3월 15일주, 꽃밭 단장 옥영경 2004-03-24 2048
6520 126 계자 나흗날, 2008. 8. 6.물날. 맑음 옥영경 2008-08-24 2047
6519 2월 9-10일 옥영경 2004-02-12 2047
6518 3월 8일 불날 맑음, 굴참나무 숲에서 온다는 아이들 옥영경 2005-03-10 2046
6517 작은누리, 모래실배움터; 3월 10-11일 옥영경 2004-03-14 2043
6516 3월 30일, 꽃상여 나가던 날 옥영경 2004-04-03 2041
6515 계자 둘쨋날 1월 6일 옥영경 2004-01-07 2040
6514 돌탑 오르기 시작하다, 3월 22일 달날부터 옥영경 2004-03-24 2038
6513 계자 세쨋날 1월 7일 옥영경 2004-01-08 2038
6512 99 계자 이틀째, 10월 30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4-10-31 2036
6511 98 계자 이틀째, 8월 17일 불날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4-08-18 2034
6510 5월 4일, KBS 2TV 현장르포 제3지대 옥영경 2004-05-07 2031
6509 111계자 이틀째, 2006.8.1.불날. 계속 솟는 기온 옥영경 2006-08-02 2027
6508 계자 네쨋날 1월 8일 옥영경 2004-01-09 2022
6507 시카고에서 여쭙는 안부 옥영경 2007-07-19 2020
6506 4월 1일 연극 강연 가다 옥영경 2004-04-03 2017
6505 128 계자 닫는 날, 2009. 1. 2.쇠날. 맑음.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9-01-08 2014
6504 8월 1-4일, 배혜선님 머물다 옥영경 2004-08-09 2010
6503 129 계자 이튿날, 2009. 1. 5. 달날. 꾸물럭 옥영경 2009-01-09 200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