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샘, 그리고 경옥샘과 윤희샘

조회 수 3272 추천 수 0 2003.11.27 17:53:00

< 하다 겨울 입을 거리 장만한 이야기 >

11월 17일 달날,
변산을 떠난 지 일곱 시간만에 대해리 들어오니
서울서 신길샘 와서 책장 짜는 일을 도운 지가 다섯 시간됐답니다.
사회과학을 공부하던 모임에서 그를 만난 게 80년대가 저물던 무렵이니
무려 십오년지기는 되나 부네요.
귀국했단 소식이 그에게 닿자마자 앞뒤없이 바로 내려온 참입니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는 하다고 몸무게는 26킬로그램,
여덟 살 키에 아홉 살 몸무게라고 하데요..."
그래서 하다 주려고 사 둔 겨울점퍼를 얼른 가서 바꾸었더랍니다.
하마터면 옷이 작아 서울 다시 올라갈 뻔하였다고.
일산 '들꽃을 가꾸는 사람들'에서 부엌공사에 힘 보탤 장정들도 내려와서
밤새 마당에 불피우고 지나간 노래들을 부르거나 들으며
아이들 이야기 세상 이야기 같이 나누었습니다.
물꼬에서 보기 드물게 술잔도 돌렸네요.
동이 틀 때 학교를 나서던 신길샘 봉투를 내밉디다.
"밀린 논두렁 회빕니다."
수북한 돈다발이었던 겁니다요.
잘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얼마 전엔
오랜 시간 물꼬 두레일꾼으로(94년 품앗이일꾼으로 시작해서) 고생하다
우리를 두고 시집 가버린(?) 물꼬 3대 부엌지기 경옥샘이
하다 겨울에 얼릴까 두툼한 겨울 옷 한 벌에 내복 말아 보내왔습니다.
작업복도 몇 벌 같이 동여서.
눈 오기 전 털신도 찾아보낸다 합니다.
고맙다마다요.
본 지 참 오래 되었습니다.

그 얼마 전엔
역시 물꼬의 오랜 두레일꾼(역시 94년 품앗이일꾼으로 시작해서) 윤희샘이
하다 옷가지를 꾸려보내왔습니다.
연극 공연 한다고도 정신 없을 것을.
귀국한 지 얼마 안된 때 윤희샘 내려왔을 무렵
옷이 젖어있는 하다한테 그랬다네요.
"야, 옷 갈아입어."
"갈아입을 옷이 없는데..."
옷장을 들여다보니 텅비었더랍니다.
여기 서울이며에서 보내준 옷상자가 더러 있는데도
짬이 없어 입힐 옷들을 찾아두지 못했던 때였지요.
애 당장 입을 옷도 없다고
부랴부랴 예 제서 옷가지를 사고 얻고 꾸려보내왔습니다.

하다 겨울 입을 거리는 이리하야
다 준비가 되었더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34 126 계자 나흗날, 2008. 8. 6.물날. 맑음 옥영경 2008-08-24 2101
6533 3월 15일주, 꽃밭 단장 옥영경 2004-03-24 2099
6532 계자 네쨋날 1월 8일 옥영경 2004-01-09 2098
6531 계자 세쨋날 1월 7일 옥영경 2004-01-08 2098
6530 3월 18일, 황간분재 김태섭 사장님 옥영경 2004-03-24 2096
6529 2월 9-10일 옥영경 2004-02-12 2096
6528 자유학교 물꼬 2004학년도 입학 절차 2차 과정 - 가족 들살이 신상범 2004-02-10 2094
6527 돌탑 오르기 시작하다, 3월 22일 달날부터 옥영경 2004-03-24 2090
6526 작은누리, 모래실배움터; 3월 10-11일 옥영경 2004-03-14 2090
6525 6월 2일 나무날 여우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5-06-04 2087
6524 3월 30일, 꽃상여 나가던 날 옥영경 2004-04-03 2085
6523 125 계자 닫는 날, 2008. 8. 1.쇠날. 맑음 옥영경 2008-08-10 2084
6522 5월 4일, KBS 2TV 현장르포 제3지대 옥영경 2004-05-07 2083
6521 97 계자 첫날, 8월 9일 달날 옥영경 2004-08-11 2081
6520 3월 8일 불날 맑음, 굴참나무 숲에서 온다는 아이들 옥영경 2005-03-10 2077
6519 4월 1일 연극 강연 가다 옥영경 2004-04-03 2068
6518 128 계자 닫는 날, 2009. 1. 2.쇠날. 맑음.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9-01-08 2065
6517 99 계자 이틀째, 10월 30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4-10-31 2062
6516 129 계자 이튿날, 2009. 1. 5. 달날. 꾸물럭 옥영경 2009-01-09 2056
6515 111계자 이틀째, 2006.8.1.불날. 계속 솟는 기온 옥영경 2006-08-02 205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