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23.해날. 흐려가는 오후

조회 수 1329 추천 수 0 2008.12.06 16:55:00
2008.11.23.해날. 흐려가는 오후


인삼을 썰어 꿀에 쟀습니다.
지난 번 인삼밭에 가서 일하고 얻어온 인삼입니다.
사실 밥만 축냈다 싶습니다만
그래도 두루기계 좇아다니며
놉들이 놓친 인삼을 열심히 줍기는 하였지요.
선배가 한 자루 챙겨준 것을
농사샘으로 오래 일했던 열택샘 다녀가는 편에 좀 나누고 남겼습니다.
식구들 건강을 도울 것이지요.
미삼은 따로 챙겨 끓여냈습니다.

모과차도 담았습니다.
기침 약재로 그만이라 하였습니다.
향은 또 얼마나 맛난지요.
계자의 겨울 아침 우리 아이들이 마을길을 걸은 뒤 먹기도 할 것입니다.
담홍색 꽃이 곱기도 한 흙담 뒤란의 모과나무이지요.
우리 것은 아니고 앞집에서 자라는 나무인데
주인 할머니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걸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 떨어지기 무섭게 주워오는 것이지요.
모과를 볼 때마다 ‘모과나무 심사(心思)’란 말을 꼭 생각게 됩니다.
심술궂고 성깔이 순순하지 못할 때 그리 일컫지요.
고운 호박꽃만큼이나 억울한 일이다 싶습니다.
생김이 참 다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과일이랍니다.

이엉도 엮습니다.
김치오가리 지붕에 쓰일 것이지요.
여유가 되면 상상아지트 지붕에도 얹힐 것입니다.
그리고 주말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울학교 EㆍT>
좀 신파조이며 가볍긴 했으나
‘교사’를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화장실 명언이 젤 오래 남지 싶기도...

A sudden, bold, and unexpected question doth many times surprise a man and lay him open.
- Franeis Bacon
갑작스럽고 예상 못한 질문은 사람을 수도 없이 당황케 만들고,
그 사람의 본질을 보게 만든다.

한 주가 또 이렇게 성큼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94 2024. 2.10.해날. 힘찬 해 / 설 옥영경 2024-02-13 456
6593 2024. 2. 8~9.나무~쇠날. 맑음 옥영경 2024-02-13 410
6592 2024. 2. 7.물날. 어렴풋한 해 옥영경 2024-02-13 405
6591 2023학년도 2월 실타래학교(2.3~6) 갈무리글 옥영경 2024-02-13 362
6590 실타래학교 닫는 날, 2024. 2. 6.불날. 비, 그리고 밤눈 옥영경 2024-02-13 407
6589 실타래학교 사흗날, 2024. 2. 5.달날. 서설(瑞雪) 옥영경 2024-02-13 366
6588 실타래학교 이튿날, 2024. 2. 4.해날. 갬 / 상주 여행 옥영경 2024-02-11 372
6587 실타래학교 여는 날, 2024. 2. 3.흙날. 저녁비 옥영경 2024-02-11 376
6586 2024. 2. 2.쇠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368
6585 2024. 2. 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365
6584 2024. 1.31.물날. 안개 내린 것 같았던 미세먼지 / 국립세종수목원 옥영경 2024-02-11 356
6583 2024. 1.30.불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370
6582 2024. 1.29.달날. 맑음 / 그대에게 옥영경 2024-02-11 342
6581 2024. 1.28.해날. 구름 좀 옥영경 2024-02-11 352
6580 2024. 1.27.흙날. 흐림 / 과거를 바꾸는 법 옥영경 2024-02-08 380
6579 2024. 1.26.쇠날. 맑음 / '1001' 옥영경 2024-02-08 364
6578 2024. 1.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2-07 374
6577 2024. 1.24.물날. 맑음 / 탁류, 그리고 옥구농민항쟁 옥영경 2024-02-07 364
6576 2024. 1.23.불날. 눈 / 끊임없이 자기 해방하기 옥영경 2024-02-07 357
6575 2024. 1.22.달날. 맑음 / 포트락 옥영경 2024-02-07 35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