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 9.불날. 순해진 날씨

조회 수 1277 추천 수 0 2008.12.26 13:31:00

2008.12. 9.불날. 순해진 날씨


아침에 아이가 식구들 밥바라지를 합니다.
국을 데우고
상을 차리고
스크램블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워있는 어른에겐 상도 차려 들여보내지요.
기특합니다.
고마울 일입니다.

강의를 하나 듣고 있는 교수님이
선물 한 꾸러미를 주셨습니다.
“학기 끝나고 나면 집에서 푸욱 목욕 한 번 하셔요.”
목욕용품들과 차가 들어있습니다.
애써서 고르시고 마음 쓰셨구나 읽혔지요.
“누가 누구에게 선물을 해야 하는데...”
외려 당신이 챙기시다니요.
“나이 들어서 공부하기 힘들어요.”
깊은 배려에 몸 둘 바를 몰랐지요.
선생, 정말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싶데요.

아이랑 읍내에서 돌아오는 차 안이었습니다.
“엄마도 해봐요. 그 게임 좋아할 것 같은데...”요새 아이가 소개받은 게임 하나 이따금 하는데,
지구 위에 문명을 세워가는 그 일이 재미가 있다 합니다.
그래서 엄마도 잠깐 머리를 식히려 해보잖겠냐 했지요.
“왜 내가 좋아할 것 같다 생각했어?”
“끈기 있고... 조심성 있고... 신중하고...
그리고 열심히 하고, 현실세계에 관심 있어 하고...”
에미가 되고 늘 부정적 영향만 주는 게 아닌가 고심해 왔는데
고마울 일입니다.
이런 긍정성으로도 에미를 봐주니 말입니다.

날이 좀 순해졌습니다.
마늘밭에 남은 한 두둑이 있었는데
거기다 마늘 더 넣었지요.
이리하야 올해 밭에 들 일이 다 끝났답니다.
이제 대보름을 지내고 밑거름을 넣는 일로
새해 들일이 다시 시작될 테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74 2004학년도 학부모모임 길을 내다, 3월 13-14일 옥영경 2004-03-14 2277
6573 3월 4일 포도밭 가지치기 다음 얘기 옥영경 2004-03-09 2268
6572 지금은 마사토가 오는 중 옥영경 2004-01-06 2264
6571 계자 여섯쨋날 1월 10일 옥영경 2004-01-11 2253
6570 글이 더딘 까닭 옥영경 2004-06-28 2251
6569 6월 14일, 유선샘 난 자리에 이용주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19 2250
6568 '밥 끊기'를 앞둔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2-12 2248
6567 6월 14일 주, 아이들 풍경 옥영경 2004-06-19 2247
6566 2017. 2.20.달날. 저녁답 비 / 홍상수와 이언 맥퀴언 옥영경 2017-02-23 2230
6565 2007.11.16.쇠날. 맑음 / 백두대간 제 9구간 옥영경 2007-11-21 2223
6564 2007. 6.21.나무날. 잔뜩 찌푸리다 저녁 굵은 비 옥영경 2007-06-28 2222
6563 6월 10일 나무날, 에어로빅과 검도 옥영경 2004-06-11 2218
6562 운동장이 평평해졌어요 옥영경 2004-01-09 2217
6561 5월 29일, 거제도에서 온 꾸러미 옥영경 2004-05-31 2214
6560 5월 6일, 류옥하다 외할머니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5-07 2212
6559 6월 11일, 그리고 성학이 옥영경 2004-06-11 2210
6558 처음 식구들만 맞은 봄학기 첫 해날, 4월 25일 옥영경 2004-05-03 2209
6557 2005.10.10.달날. 성치 않게 맑은/ 닷 마지기 는 농사 옥영경 2005-10-12 2208
6556 2007. 5.31.나무날. 소쩍새 우는 한여름밤! 옥영경 2007-06-15 2205
6555 6월 9일 물날, 오리 이사하다 옥영경 2004-06-11 220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