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 9.불날. 순해진 날씨

조회 수 1206 추천 수 0 2008.12.26 13:31:00

2008.12. 9.불날. 순해진 날씨


아침에 아이가 식구들 밥바라지를 합니다.
국을 데우고
상을 차리고
스크램블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워있는 어른에겐 상도 차려 들여보내지요.
기특합니다.
고마울 일입니다.

강의를 하나 듣고 있는 교수님이
선물 한 꾸러미를 주셨습니다.
“학기 끝나고 나면 집에서 푸욱 목욕 한 번 하셔요.”
목욕용품들과 차가 들어있습니다.
애써서 고르시고 마음 쓰셨구나 읽혔지요.
“누가 누구에게 선물을 해야 하는데...”
외려 당신이 챙기시다니요.
“나이 들어서 공부하기 힘들어요.”
깊은 배려에 몸 둘 바를 몰랐지요.
선생, 정말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싶데요.

아이랑 읍내에서 돌아오는 차 안이었습니다.
“엄마도 해봐요. 그 게임 좋아할 것 같은데...”요새 아이가 소개받은 게임 하나 이따금 하는데,
지구 위에 문명을 세워가는 그 일이 재미가 있다 합니다.
그래서 엄마도 잠깐 머리를 식히려 해보잖겠냐 했지요.
“왜 내가 좋아할 것 같다 생각했어?”
“끈기 있고... 조심성 있고... 신중하고...
그리고 열심히 하고, 현실세계에 관심 있어 하고...”
에미가 되고 늘 부정적 영향만 주는 게 아닌가 고심해 왔는데
고마울 일입니다.
이런 긍정성으로도 에미를 봐주니 말입니다.

날이 좀 순해졌습니다.
마늘밭에 남은 한 두둑이 있었는데
거기다 마늘 더 넣었지요.
이리하야 올해 밭에 들 일이 다 끝났답니다.
이제 대보름을 지내고 밑거름을 넣는 일로
새해 들일이 다시 시작될 테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54 4월 물꼬stay 닫는 날, 2019. 4.21.해날. 맑음 옥영경 2019-05-20 17881
6653 2012. 4. 7.흙날. 달빛 환한 옥영경 2012-04-17 8337
6652 민건협 양상현샘 옥영경 2003-11-08 5074
6651 6157부대 옥영경 2004-01-01 4718
6650 가족학교 '바탕'의 김용달샘 옥영경 2003-11-11 4584
6649 완기의 어머니, 유민의 아버지 옥영경 2003-11-06 4539
6648 대해리 바람판 옥영경 2003-11-12 4532
6647 흙그릇 만들러 다니는 하다 신상범 2003-11-07 4496
6646 뚝딱뚝딱 계절학교 마치고 옥영경 2003-11-11 4466
6645 너무 건조하지 않느냐길래 옥영경 2003-11-04 4446
6644 이불빨래와 이현님샘 옥영경 2003-11-08 4425
6643 출장 나흘 옥영경 2003-11-21 4291
6642 122 계자 닫는 날, 2008. 1. 4.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08 4228
6641 2008. 4.26.흙날. 바람 불고 추웠으나 / 네 돌잔치 옥영경 2008-05-15 3799
6640 6월 14일, 류옥하다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9 3760
6639 123 계자 닫는 날, 2008. 1.11.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17 3693
6638 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옥영경 2004-06-20 3693
6637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2006-05-27 3656
6636 12월 9일, '대륙보일러'에서 후원해온 화목보일러 옥영경 2004-12-10 3557
6635 2007.11.24-5. 흙-해날. 맑음 / 김장 옥영경 2007-12-01 352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