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 9.불날. 순해진 날씨

조회 수 1212 추천 수 0 2008.12.26 13:31:00

2008.12. 9.불날. 순해진 날씨


아침에 아이가 식구들 밥바라지를 합니다.
국을 데우고
상을 차리고
스크램블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워있는 어른에겐 상도 차려 들여보내지요.
기특합니다.
고마울 일입니다.

강의를 하나 듣고 있는 교수님이
선물 한 꾸러미를 주셨습니다.
“학기 끝나고 나면 집에서 푸욱 목욕 한 번 하셔요.”
목욕용품들과 차가 들어있습니다.
애써서 고르시고 마음 쓰셨구나 읽혔지요.
“누가 누구에게 선물을 해야 하는데...”
외려 당신이 챙기시다니요.
“나이 들어서 공부하기 힘들어요.”
깊은 배려에 몸 둘 바를 몰랐지요.
선생, 정말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싶데요.

아이랑 읍내에서 돌아오는 차 안이었습니다.
“엄마도 해봐요. 그 게임 좋아할 것 같은데...”요새 아이가 소개받은 게임 하나 이따금 하는데,
지구 위에 문명을 세워가는 그 일이 재미가 있다 합니다.
그래서 엄마도 잠깐 머리를 식히려 해보잖겠냐 했지요.
“왜 내가 좋아할 것 같다 생각했어?”
“끈기 있고... 조심성 있고... 신중하고...
그리고 열심히 하고, 현실세계에 관심 있어 하고...”
에미가 되고 늘 부정적 영향만 주는 게 아닌가 고심해 왔는데
고마울 일입니다.
이런 긍정성으로도 에미를 봐주니 말입니다.

날이 좀 순해졌습니다.
마늘밭에 남은 한 두둑이 있었는데
거기다 마늘 더 넣었지요.
이리하야 올해 밭에 들 일이 다 끝났답니다.
이제 대보름을 지내고 밑거름을 넣는 일로
새해 들일이 다시 시작될 테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6594 2024. 2.10.해날. 힘찬 해 / 설 옥영경 2024-02-13 435
6593 2024. 2. 8~9.나무~쇠날. 맑음 옥영경 2024-02-13 396
6592 2024. 2. 7.물날. 어렴풋한 해 옥영경 2024-02-13 392
6591 2023학년도 2월 실타래학교(2.3~6) 갈무리글 옥영경 2024-02-13 345
6590 실타래학교 닫는 날, 2024. 2. 6.불날. 비, 그리고 밤눈 옥영경 2024-02-13 393
6589 실타래학교 사흗날, 2024. 2. 5.달날. 서설(瑞雪) 옥영경 2024-02-13 348
6588 실타래학교 이튿날, 2024. 2. 4.해날. 갬 / 상주 여행 옥영경 2024-02-11 351
6587 실타래학교 여는 날, 2024. 2. 3.흙날. 저녁비 옥영경 2024-02-11 354
6586 2024. 2. 2.쇠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348
6585 2024. 2. 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350
6584 2024. 1.31.물날. 안개 내린 것 같았던 미세먼지 / 국립세종수목원 옥영경 2024-02-11 336
6583 2024. 1.30.불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347
6582 2024. 1.29.달날. 맑음 / 그대에게 옥영경 2024-02-11 324
6581 2024. 1.28.해날. 구름 좀 옥영경 2024-02-11 333
6580 2024. 1.27.흙날. 흐림 / 과거를 바꾸는 법 옥영경 2024-02-08 363
6579 2024. 1.26.쇠날. 맑음 / '1001' 옥영경 2024-02-08 350
6578 2024. 1.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2-07 357
6577 2024. 1.24.물날. 맑음 / 탁류, 그리고 옥구농민항쟁 옥영경 2024-02-07 344
6576 2024. 1.23.불날. 눈 / 끊임없이 자기 해방하기 옥영경 2024-02-07 332
6575 2024. 1.22.달날. 맑음 / 포트락 옥영경 2024-02-07 33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