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1.나무날. 흐림

조회 수 1141 추천 수 0 2008.12.26 13:35:00

2008.12.11.나무날. 흐림


같이 특수교육을 공부하는 또래들이 있습니다.
이번 학기 시험을 끝내놓고
다들 밥 한 끼 함께 먹습니다.
두 친구는 저랑 처지가 달라 특히 곤했던 시간이었을 겝니다.
정말 애썼습니다.
여태 걸어왔던 삶의 길을 놓고
교사가 되겠다고 준비하고 있는 이들이지요.
그러니까 임용을 칠 것입니다.
그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알차게 하고자 하는 공부하고는 달리
전혀 새로운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그들이
참 존경스럽습니다.
마흔을 넘겨서도 도전하는 그들이 눈부십니다.

물리치료실에 아이랑 나란히 누웠습니다.
아이는 지난 봄 크게 난 다리의 상처자국에 찜질을 하고
저는 앓고 있는 어깨를 위해 치료를 합니다.
이게 또 쉼이 되데요.
아이랑 못다 나눈 얘기들을 나누게도 되데요.
“오늘은 하고픈 얘기 다 해라.”
글을 쓰다가 일을 하다가 자주 아이의 말을 가로막아왔지요.
“잠깐만, 집중이 안 되거든, 나중에.”
그렇게 미루던 아이 말 듣기였더랬습니다.
하지만 것도 잠깐입니다.
슬슬 졸음에 겨웁지요.
또 미안하고 맙니다.

유기농 농장 한 곳을 다녀옵니다.
“지난 가을걷이인데...”
과일을 얻습니다.
영 마뜩찮아 상품으로 낼 수가 없으셨다 합니다.
자신의 일, 그것도 몇 십 년을 해온 일이라면
그 정도의 자존심이 있다마다요,
몇 년 하지 않고도 얄팍하게 그런 게 다 생기는데.
자존심, 그게 별 거 아니더라 하지만
그게 또 사람에게 좋은 추동력이 되기도 한다 싶습니다.
어떤 행복이냐가 중요하듯
어떤 자존심인가가 또한 중요한 일임에야 물론이겠습니다.

밤을 새며 밀린 일들을 정리합니다.
한 해가 갑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814 2008. 6.25.물날. 맑음 옥영경 2008-07-11 1203
1813 예비 실타래학교 닫는 날, 2013. 1.18.쇠날. 맑음 옥영경 2013-02-01 1203
1812 9월 1일 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5-09-14 1204
1811 2005.12.14.물날.흐리다 한 밤에 눈 / 아이들만 돌린 하루 옥영경 2005-12-16 1204
1810 2007. 2. 4.해날. 맑음 옥영경 2007-02-08 1204
1809 2008.11.20.나무날. 진눈깨비 옥영경 2008-12-06 1204
1808 2011. 6. 6.달날. 맑음 / 단식 1일째 옥영경 2011-06-14 1204
1807 2011. 9.13.불날. 찌는 늦더위 옥영경 2011-09-30 1204
1806 2011.10.11.불날. 띄엄띄엄 안개, 그래도 보름달이 옥영경 2011-10-21 1204
1805 2011.12.11.해날. 흐리나 푹한, 그러다 해도 반짝 옥영경 2011-12-20 1204
1804 [바르셀로나 통신 1] 2018. 1. 7.해날. 비 갠 뒤 메시는 400번째 경기에 출전하고 옥영경 2018-03-12 1204
1803 2008.12.25.나무날. 눈발 날리다가 옥영경 2008-12-29 1205
1802 131 계자 여는 날, 2009. 7.26.해날. 바짝 마른 날은 아니나 옥영경 2009-07-31 1205
1801 2012. 9. 7.쇠날. 종일 흐리다 밤 9:10 비 옥영경 2012-10-01 1205
1800 2008. 2.14.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8-03-07 1206
1799 143 계자 나흗날, 2011. 1.12.물날. 간밤 눈 내리고, 맑게 갠 아침 옥영경 2011-01-17 1206
1798 2011. 4.2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1-05-02 1206
1797 2011.10.22.흙날. 비 옥영경 2011-10-31 1206
1796 2011.12. 3.흙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11-12-16 1206
1795 2011.12.23.쇠날. 맑음, 어제부터 연이어 한파 기승이라는데 옥영경 2011-12-29 120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