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8.나무날. 맑음

조회 수 1190 추천 수 0 2008.12.29 03:14:00

2008.12.18.나무날. 맑음


방아를 찧었습니다.
햅쌀로 찧는 두 번째입니다.
정미기가 문제가 생겨
지난 여름 막바지는 면소재지 나가서 찧던 쌀입니다.
그런데 햅쌀 거두고
종대샘이 정미기를 뜯어 이 곳 저 곳 털고 닦고 했더니
잘만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청소가 잘 안돼서...”
물건을 잘 쓰는 법의 첫째는 역시 쓰고 닦아두는 것이겠습니다.

덜커덩 방아나 찧어, 히여
거친 밥이나 찧어, 히여
아버님 어머님께 드리옵고, 히야해
남기시면 내 먹으리, 히야해
(방아노래)

기계로 돌리는 것이긴 하나
내 집에서 하는 방아는
디딜방아 연자방아 같은 느낌이 묻어나는 것만 같습니다.
참새가 지나치지 않는 그 방앗간,
사랑이 일던 바로 그 물레방앗간,
물푸레마을 외딴집 연자방아를 돌리던 그림책도 떠오르고...

방아 방아 물방아야
쿵쿵 찧는 물방아야
네 힘이 장하구나
네 힘이 장하구나

덜덜거리며 껍질을 벗겨내는 정미기 앞에서
기억은 풀풀 어린 날로 넘어갑니다.
반듯하게 누워 다리를 굽히고
정강이에 아이를 앉혀 들었다 놓았다 하며 부르던 노래,
어느 가정이고 그렇게 아이방아찧기를 했을 것입니다.
제 어릴 적도 어르신들이 그러하셨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러하였지요.
아이는 기억을 하려나요?
강원도 산골 어드메 아직 디딜방아를 찧는 곳이 있다하였는데
아이랑 길 한 번 떠나지 싶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4474 8월 23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5-09-11 1132
4473 2022. 2. 3.나무날. 맑음 / 능력주의 신화를 다루는 책 두 권 옥영경 2022-02-24 1131
4472 2011. 5.31.불날. 비 옥영경 2011-06-14 1131
4471 5월 빈들모임 여는 날, 2011. 5.27.쇠날. 맑음 옥영경 2011-06-09 1131
4470 2009. 1.22.나무날. 흐림 옥영경 2009-02-01 1131
4469 2008.11.11.불날. 맑음 옥영경 2008-11-24 1131
4468 2008.10.15.물날. 맑음 옥영경 2008-10-28 1131
4467 159 계자 여는 날, 2015. 1. 4.해날. 흐리다 햇살 퍼지다 옥영경 2015-01-07 1130
4466 가을 몽당계자 갈무리글(2011.10.23) 옥영경 2011-10-31 1130
4465 2011. 2.13.해날. 맑음 옥영경 2011-02-26 1130
4464 2009. 3.10.불날. 맑음 옥영경 2009-03-28 1130
4463 2006.11. 3.쇠날. 맑음 옥영경 2006-11-07 1130
4462 9월 빈들모임 갈마무리글 옥영경 2011-10-07 1129
4461 2010 겨울, 청소년계자 갈무리글 옥영경 2011-01-01 1129
4460 140 계자 닷샛날, 2010. 8.12.나무날. 갬 / 산오름 옥영경 2010-08-26 1129
4459 2008.11. 4.불날. 맑음 옥영경 2008-11-14 1129
4458 2008. 2.10.해날. 맑음 옥영경 2008-03-05 1129
4457 2006.12.16.흙날. 가라앉더니 그예 눈발이 옥영경 2006-12-25 1129
4456 2011.10.15.흙날. 어제 종일 오던 비 그치고 말짱한 하늘, 그리고 다시 밤늦게까지 또 내리는 비 옥영경 2011-10-21 1128
4455 2011.10. 5.물날. 맑음 옥영경 2011-10-16 112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