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9-10.쇠-흙날. 맑다가 눈발 / 129-1 계자?

조회 수 1309 추천 수 0 2009.01.24 13:51:00

2009. 1.9-10.쇠-흙날. 맑다가 눈발 / 129-1 계자?


계자가 끝나도 남은 이들이 있습니다.
영동역에 사람들을 바래러 갔던
수민샘 무열샘 운지샘 희중샘이 다시 들어왔지요.
금비가 부모님 사정으로 낼 가기로 했고
그래서 울산의 부선이와 건표가 하루를 더 묵기로 했으며
덩달아 현진이와 성재가 하루를 더 보태기로 했고
그리고 영동역에서 이 소식을 듣고 희중샘과
새끼일꾼 소연 지윤 그리고 지인이가 합류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학교에 남아있던 선정샘과 작은 성빈이까지.
절반을 보내고 절반이 남은 느낌입니다.
“한데모임 안 해요?”
저녁을 먹고 금비가 그랬습니다.
정말 작은 규모의 계자라지요.

저녁 8시,
부선이네서 한가득 실려 왔던 한우양념갈비를 이제야 구워내 저녁을 먹고
잠시 쉬던 식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저들끼리 모둠방에서 온 이불과 온 상을 끌고 와
텐트놀이로 밤을 지샐 기세고,
밤마다 샘들 참을 내던 절 대신해
오늘은 샘들이랑 편하게 얘기 나누라고
종대샘이 마지막 부엌지기의 소임을 다해 준비한
제육볶음과 파전과 달걀말이가 차려진 상이 놓였습니다.
샘들이 사서 들여온 와인과 곡주들이 곁들여졌지요.
새끼일꾼들도 술 한 잔을 받습니다,
술은 어른들이랑 배워야 한다며.
어느 틈에 아이들도 어른들 안주를 나눠 한 자리 잡더니
과일쥬스로 건배를 하며 자축이라던가요.
“이제 들어가자.”
벌써 열한 시던 걸요.
자정이 막 넘고 어른들도 더 앉을 까닭이 없었습니다.
술이 떨어졌기 다행이었지요.

이튿날, 눈이 날렸습니다.
계자 끝날 무렵 눈 내려달라고 하늘에 메시지 남겼건만
하늘님이 나들이라도 댕겨오셨는지 이제야 확인한 모양입지요.
아침을 먹은 아이들은 눈밭에서 놉니다.
(계자 아직도 두어 주는 거뜬히 더 하겠습디다.
늘 어른이 문제이지요, 뭐.)
아, 그래서 이 계자가 있었던 갑습니다.
두 번째 계자는 눈이 그냥 지나갔지요,
그나마 왔던 눈이 남아있었기 망정이지.
그런데 오늘 날려주고 있습니다,
남은 아이들이라도 대해리의 눈을 증언하라고.

눈길을 헤치고 울산에서 진주에서 부모님들이 오셨습니다.
부선이네선 또 한 꾸러미 상자를 들여놓으셨지요.
서둘러 빵을 구워내 가벼운 요기를 합니다.
나머지는 버스를 타고 나가 서울행 기차를 탈 테지요.
하여 129-1계자가 끝났습니다.
아, 겨울 아이들 일정이 비로소 끝을 맺은 것이지요.
이제
소식지가 못 나온 지야 오래라 더는 기대가 없다지만
아이들 지낸 얘기 정리하고
구석구석 난 자리를 치우고 교무실도 정비하고
무엇보다 헤집어놓은 옷방 이불방 빨래부터 하고
널려있는 어른공간을 치워내고
흙집해우소 세면대며 똥통이며 빡빡 씻고
그리고 부엌,
그리고 그리고....
집집마다 통화도 해야겠지요.
어, 당장 출장갈 일도 있는데...

마치 온 우주의 겨울이 훑고 가는 듯한 텅 빈 대해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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