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6.쇠날. 맑은 속에 눈발 잠깐

조회 수 1150 추천 수 0 2009.01.29 20:22:00

2009. 1.16.쇠날. 맑은 속에 눈발 잠깐


“오늘 면사무소에서 급수차가 올 것이므로...”
아침 이장님의 안내방송이 있었습니다.
아쉬운 대로 쓰레기를 실어 나르는 차에다
커다란 물통이 실려 왔지요.
그찮아도 먹을 물은 이른 아침에 달골에 올라
길어둔 참이었습니다.
우물도 치고 넓은 물통을 부엌에 들여
허드레로 쓸 물도 채워두었지요.
가뭄이 더 오래일지 몰라
아침부터 대안을 마련해 두었더랍니다.
마을 사람들의 물통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홀로 사는 할머니들이 먼저입니다.
한 집에 겨우 한 통씩만 가져가는데도
서 있는 물통을 다 채워주지 못하고 급수차는 돌아갔습니다.
오후에 다시 온다지요.
“몇 시에 온대?”
“모르겠네. 기다리라네.”
해가 다 지도록 온다는 차는 소식이 없는데
집집이 서로 서로 물을 나눠 하루를 넘깁니다.

읍내 나가 사들여야 할 먹을거리들도 챙겼습니다.
농협에 들렸지요.
손영현 상무님이 또 얼굴보고 달려오셨습니다.
갈 적마다 그러하시니
행여 마주칠세라 서둘러 나오고는 하는 장보기라지요.
“설 선물입니다.”
구운김을 한 상자 들고 나오셨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면사무소에 들립니다.
올해도 논농사는 우렁이에게 맡길 참이지요.
우렁이종패 지원사업을 신청했습니다.
정부에선 나름대로 농촌을 살리기 위해
지원하는 사업이 이러저러 많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마치 필요도 없는 곳에 닦이는 시멘트포장길처럼
아니면 쓸 사람도 없는데 마을회관만 커다랗게 지어지는 것처럼
허투루 새는 데가 많아 걱정이지요.
눈 밝은 마을은 이장부터 나서서
그런 사업들을 잘 챙겨 마을에 윤을 내고는 하는데...
우리 마을도 이장님이 바뀌며 다른 길들이 좀 열리려는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14 똥 푸던 날, 5월 6일 옥영경 2004-05-12 2549
6613 165 계자 닷샛날, 2020. 1.16.나무날. 맑음 / ‘저 너머 누가 살길래’-마고산 옥영경 2020-01-28 2546
6612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544
6611 서울과 대구 출장기(3월 5-8일) 옥영경 2004-03-10 2535
6610 대동개발 주식회사 옥영경 2004-01-01 2532
6609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514
6608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482
6607 경복궁 대목수 조준형샘과 그 식구들 옥영경 2003-12-26 2482
6606 아이들이 들어왔습니다-38 계자 옥영경 2004-01-06 2458
6605 김기선샘과 이의선샘 옥영경 2003-12-10 2458
6604 장미상가 정수기 옥영경 2004-01-06 2455
6603 122 계자 이튿날, 2007.12.31.달날. 또 눈 옥영경 2008-01-03 2433
6602 물꼬 사람들이 사는 집 옥영경 2003-12-20 2429
6601 새금강비료공사, 5월 11일 불날 옥영경 2004-05-12 2423
6600 장상욱님,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367
6599 [바르셀로나 통신 3] 2018. 3. 2.쇠날. 흐림 / 사랑한, 사랑하는 그대에게 옥영경 2018-03-13 2345
6598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341
6597 주간동아와 KBS 현장르포 제 3지대 옥영경 2004-04-13 2317
6596 새해맞이 산행기-정월 초하루, 초이틀 옥영경 2004-01-03 2299
6595 계자 열 이틀째 1월 16일 쇠날 옥영경 2004-01-17 229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