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달샘네 갔던 날

조회 수 2845 추천 수 0 2003.12.08 23:05:00

< 바탕 가족학교 갔던 날 >

11월 29일 괴산에 있는 용달샘네 다녀왔습니다, 가족학교 바탕.
작은 사고가 있었지요.
가는 길, 차가 한바퀴를 돈 겁니다.
모두 무사했더랍니다.
"우리 오늘밤 꼭 기도하고 자자.
정말 이거 하늘님이 봐 주신 거다, 좋은 일 한다고."
물꼬에서 사는 여덟이 다 간다하였으니
4인가족 기준 두 가정으로 신청을 한 셈이었는데,
품앗이자 논두렁인 필규샘 병구샘도 머물고 있고
또 다녀가는 이들도 있다하기
희정샘이 남아 학교를 지키게 되었지요.
그런데 우리의 물꼬팬(?) 세 가정도 왔더랍니다.
원교네, 규민이와 혜린이네, 성준이와 성민이네.
그 마을에서 두 가정이, 인천에서 한 가정이,
그리고 홀로인 사람들 몇이 같이 어불러 지냈답니다.
동네 총각 민호님이, 바탕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입들이 모였다데요.
김장도 하고 쪽과 홍화로 옷감 물도 들이고 두부도 만들고,
짚으로 씨래기를 엮다가 그 참에 이엉도 엮어보고,
아이들은 때죽나무로 인형도 만들고,
어른들은 밤새
자기 살아온 이야기와 공동체, 교육에 관한 생각들을 나누었지요.
접어두었던 동짇달 긴긴밤을
하지가 아직도 머나먼데 그 밤에 그만 다 풀어버렸습니다.
혜린이의 어머니, 우리의 모남순여사,
이야, 정말 일 잘하데요.
혜린의 아버지 김영규님의 진지함도 정말 재미난 기억이었구요.
열정 넘치는 기선샘과 의선샘도 반가웠지요.
머슴이라 자처하나 그런 상전이 없는 바탕의 총각 병욱샘의 친절도
참 기분 좋았습니다.
바탕의 주인장 용달샘의 입담도 귀했지만,
무엇보다 바탕을 둘러싼 풍경과 귀틀집,
그것이 주는 감흥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했던 나들이었답니다.

www.batangplus.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434 2022. 2.12.흙날. 맑음 옥영경 2022-02-24 507
1433 2020. 3.27.쇠날. 흐린 속에 부슬비 가끔 옥영경 2020-05-06 507
1432 2019.10. 7.달날. 비 옥영경 2019-11-25 507
1431 2022.10.26.물날. 맑음 / 울진, 작가초청강연 갈무리글 옥영경 2022-11-12 506
1430 2020. 3.23.달날. 맑음 옥영경 2020-05-03 504
1429 2020. 2.13.나무날. 비 옥영경 2020-03-12 504
1428 2019. 6. 9.해날. 구름 조금 옥영경 2019-08-05 504
1427 2024. 1. 6.흙날. 맑음 / 173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24-01-08 503
1426 2019. 9. 6.쇠날. 흐리다 비바람 옥영경 2019-10-16 503
1425 2022. 1.25.불날. 가랑비 옥영경 2022-01-31 502
1424 10월 물꼬스테이 닫는 날, 2019.10.20.해날. 맑음 / 아고라 잔디 30평을 심은 그 뒤! 옥영경 2019-12-05 501
1423 2022. 1.22.흙날. 흐리다 한 방울 비 지난 저녁 / 페미니즘을 말하는 책 두 권 옥영경 2022-01-30 500
1422 2023.11.16.나무날. 비 옥영경 2023-11-25 499
1421 2020. 4. 2.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5-27 499
1420 2019.11. 6.물날. 오후 흐림 옥영경 2019-12-28 499
1419 2019.10.28.달날. 맑음 / 우리 아이가 잘 먹지 않아요 옥영경 2019-12-16 499
1418 2021. 1.29.쇠날. 맑음, 그리고 밤눈 옥영경 2021-02-13 498
1417 2020. 1. 6.달날. 비 옥영경 2020-01-20 498
1416 2019.12.17.불날. 비 / 밥바라지, 오란 말인지 오지 말란 말인지 옥영경 2020-01-16 498
1415 2019.11. 3.해날. 맑음 옥영경 2019-12-27 49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