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달샘네 갔던 날

조회 수 2858 추천 수 0 2003.12.08 23:05:00

< 바탕 가족학교 갔던 날 >

11월 29일 괴산에 있는 용달샘네 다녀왔습니다, 가족학교 바탕.
작은 사고가 있었지요.
가는 길, 차가 한바퀴를 돈 겁니다.
모두 무사했더랍니다.
"우리 오늘밤 꼭 기도하고 자자.
정말 이거 하늘님이 봐 주신 거다, 좋은 일 한다고."
물꼬에서 사는 여덟이 다 간다하였으니
4인가족 기준 두 가정으로 신청을 한 셈이었는데,
품앗이자 논두렁인 필규샘 병구샘도 머물고 있고
또 다녀가는 이들도 있다하기
희정샘이 남아 학교를 지키게 되었지요.
그런데 우리의 물꼬팬(?) 세 가정도 왔더랍니다.
원교네, 규민이와 혜린이네, 성준이와 성민이네.
그 마을에서 두 가정이, 인천에서 한 가정이,
그리고 홀로인 사람들 몇이 같이 어불러 지냈답니다.
동네 총각 민호님이, 바탕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입들이 모였다데요.
김장도 하고 쪽과 홍화로 옷감 물도 들이고 두부도 만들고,
짚으로 씨래기를 엮다가 그 참에 이엉도 엮어보고,
아이들은 때죽나무로 인형도 만들고,
어른들은 밤새
자기 살아온 이야기와 공동체, 교육에 관한 생각들을 나누었지요.
접어두었던 동짇달 긴긴밤을
하지가 아직도 머나먼데 그 밤에 그만 다 풀어버렸습니다.
혜린이의 어머니, 우리의 모남순여사,
이야, 정말 일 잘하데요.
혜린의 아버지 김영규님의 진지함도 정말 재미난 기억이었구요.
열정 넘치는 기선샘과 의선샘도 반가웠지요.
머슴이라 자처하나 그런 상전이 없는 바탕의 총각 병욱샘의 친절도
참 기분 좋았습니다.
바탕의 주인장 용달샘의 입담도 귀했지만,
무엇보다 바탕을 둘러싼 풍경과 귀틀집,
그것이 주는 감흥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했던 나들이었답니다.

www.batangplus.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34 2023. 2. 2.나무날. 흐린 아침 / 경옥고 나흘째 옥영경 2023-03-04 292
33 2022.11.11.쇠날. 맑음 옥영경 2022-12-16 292
32 2023. 2. 1.물날. 맑음 / 경옥고 사흘째 옥영경 2023-03-04 291
31 2023. 1.24.불날. 싸락눈 내린 새벽 옥영경 2023-02-27 291
30 2022.12.20.불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291
29 2022.12. 4.해날. 뿌연 하늘 옥영경 2022-12-28 291
28 2021. 5.16.해날. 비 옥영경 2021-06-18 291
27 2022.12.18.해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290
26 2022.11.1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2-12-16 290
25 2022.12.15.나무날. 눈 옥영경 2023-01-06 289
24 2020. 6.17.물날. 살짝 흐린 옥영경 2020-08-13 287
23 2022.12.11.해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285
22 2022.12.21.물날. 눈 옥영경 2023-01-06 284
21 2022.12.10.흙날. 흐림 옥영경 2023-01-06 284
20 2022.12.14.물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281
19 2022.12.22.나무날. 눈 옥영경 2023-01-06 278
18 2024. 4.19.쇠날. 살짝 습기가 느껴지는 맑은 날 옥영경 2024-05-24 69
17 2024. 4.20.흙날. 비 옥영경 2024-05-24 48
16 2024. 4.1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5-24 41
15 2024. 4.17.물날. 맑음 옥영경 2024-05-24 4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