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달샘네 갔던 날

조회 수 2897 추천 수 0 2003.12.08 23:05:00

< 바탕 가족학교 갔던 날 >

11월 29일 괴산에 있는 용달샘네 다녀왔습니다, 가족학교 바탕.
작은 사고가 있었지요.
가는 길, 차가 한바퀴를 돈 겁니다.
모두 무사했더랍니다.
"우리 오늘밤 꼭 기도하고 자자.
정말 이거 하늘님이 봐 주신 거다, 좋은 일 한다고."
물꼬에서 사는 여덟이 다 간다하였으니
4인가족 기준 두 가정으로 신청을 한 셈이었는데,
품앗이자 논두렁인 필규샘 병구샘도 머물고 있고
또 다녀가는 이들도 있다하기
희정샘이 남아 학교를 지키게 되었지요.
그런데 우리의 물꼬팬(?) 세 가정도 왔더랍니다.
원교네, 규민이와 혜린이네, 성준이와 성민이네.
그 마을에서 두 가정이, 인천에서 한 가정이,
그리고 홀로인 사람들 몇이 같이 어불러 지냈답니다.
동네 총각 민호님이, 바탕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입들이 모였다데요.
김장도 하고 쪽과 홍화로 옷감 물도 들이고 두부도 만들고,
짚으로 씨래기를 엮다가 그 참에 이엉도 엮어보고,
아이들은 때죽나무로 인형도 만들고,
어른들은 밤새
자기 살아온 이야기와 공동체, 교육에 관한 생각들을 나누었지요.
접어두었던 동짇달 긴긴밤을
하지가 아직도 머나먼데 그 밤에 그만 다 풀어버렸습니다.
혜린이의 어머니, 우리의 모남순여사,
이야, 정말 일 잘하데요.
혜린의 아버지 김영규님의 진지함도 정말 재미난 기억이었구요.
열정 넘치는 기선샘과 의선샘도 반가웠지요.
머슴이라 자처하나 그런 상전이 없는 바탕의 총각 병욱샘의 친절도
참 기분 좋았습니다.
바탕의 주인장 용달샘의 입담도 귀했지만,
무엇보다 바탕을 둘러싼 풍경과 귀틀집,
그것이 주는 감흥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했던 나들이었답니다.

www.batangplus.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14 품앗이 여은주샘 옥영경 2004-02-20 2071
6513 마지막 합격자 발표 2월 20일 쇠날 옥영경 2004-02-23 2069
6512 98 계자 이틀째, 8월 17일 불날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4-08-18 2062
6511 39 계자 열 나흘째 2월 8일 옥영경 2004-02-11 2062
6510 39 계자 이틀째 1월 27일 불날 옥영경 2004-01-30 2062
6509 6월 7일주, 우리 아이들이 한 일 옥영경 2004-06-11 2059
6508 6월 6일, 찔레꽃 방학을 끝내고 옥영경 2004-06-07 2055
6507 시카고에서 여쭙는 안부 옥영경 2007-07-19 2054
6506 고기 또 먹던 한 날, 5월 16일 옥영경 2004-05-26 2049
6505 8월 1-4일, 배혜선님 머물다 옥영경 2004-08-09 2047
6504 124 계자 이튿날, 2008. 1.14.달날. 꾸물꾸물 잠깐 눈방울 옥영경 2008-02-18 2044
6503 2011. 6.14.불날. 맑음 / 보식 2일째 옥영경 2011-06-18 2038
6502 4월 10-11일, 밥알모임 옥영경 2004-04-13 2038
6501 39 계자 닷새째 1월 30일 옥영경 2004-02-01 2031
6500 8월 23일, 류기락샘 출국 전날 옥영경 2004-08-25 2023
6499 39 계자 아흐레째 2월 3일 옥영경 2004-02-04 2023
6498 일본에서 온 유선샘, 2월 23-28일 옥영경 2004-02-24 2022
6497 124 계자 사흗날, 2008. 1.15.불날. 맑음 옥영경 2008-02-18 2021
6496 39 계자 나흘째 1월 29일 옥영경 2004-01-31 2015
6495 122 계자 여는 날, 2007.12.30.해날. 눈 옥영경 2008-01-02 201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