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7.불날. 맑음

조회 수 1258 추천 수 0 2009.02.06 15:58:00

2009. 1.27.불날. 맑음


눈은 좋습니다, 참 좋습니다.
그러나 사나흘이나 내린 뒤 얼어붙어 있으면
살림이 너른 이 산골은 어려운 일이 한둘이 아니지요.
그런데 날이 푹한 덕에 경사로도 미끄럽진 않습니다.
그것도 아주 푹하지는 않아 고스란히 눈을 유지하며 있답니다.
고맙습니다.

오는 2월에 제자 승아와 정순이가 혼례를 올립니다.
물꼬의 계자 첫 세대이고 새끼일꾼 첫 세대입니다.
‘자유학교를 준비하는 모임 물꼬’ 시절
새로운 학교와 공동체를 꿈꾸던 시간들을 같이 보낸
긴 날들의 친구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고
그리고 이제 한 가정을 이룹니다.
고맙습니다.

눈길을 헤치고 소정샘이 갔습니다.
배려가 몸에 익은 친구입니다.
그의 ‘배려’를 보면 겸손과 진심을 담고 있어
편해서 더욱 좋습니다.

산골에서 영화 귀하다고 좋은 영화들을 준비해오기도 하고
설이라고 한과를 가져오기도 했으며
차를 즐기는 곳이라고 찻상받침도 챙겨왔더랬습니다.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도 귀했습니다.
허물에 대해 솔직할 때 도리어 사람이 빛나지요.
우리는 우호적이지 못한 한 인간관계에 대해 얘기했는데,
치졸한 줄 알면서 그리하고
유치한 줄 알면서도 그리 되는,
부딪히면 부딪힐수록 그런 모습을 서로 자꾸 끄집어내는,
그래서 때로는 안 되는 관계도 있다는 걸 알게 되고 하는
그 특정 관계를 통해 결국 스스로를 본다 했습니다.
그건 또한 저 역시 가진 한 관계의 모습이기도 했지요.
그런데 그 부정적인 내용을 통해
외려 얘기 나누는 서로는 긍정적인 관계가 됩디다.
고맙습니다.

기락샘도 서울 올라갔습니다.
그 편에 하다도 집안 어른들께 세배드리러 갔네요.
설을 쇤 산골은 다시 고즈넉해졌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834 12월 23일 물날 맑음 옥영경 2005-01-02 1200
1833 2008. 9. 5. 쇠날. 맑음 옥영경 2008-09-21 1200
1832 2010. 4. 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0-04-18 1200
1831 2011. 8.21.해날. 갬 옥영경 2011-09-08 1200
1830 9월 24일-10월 3일, 한가위방학 옥영경 2004-09-28 1201
1829 8월 22일 달날 비 옥영경 2005-09-11 1201
1828 8월 28일 해날, 달골 아이들 집 첫 삽 옥영경 2005-09-12 1201
1827 8월 31일 물날 흐리다 비도 몇 방울 옥영경 2005-09-12 1201
1826 2006.1.1.해날.맑음 / 계자 샘들미리모임 옥영경 2006-01-02 1201
1825 2006.12.26.불날. 맑음 옥영경 2007-01-01 1201
1824 2008. 7.25.쇠날. 비 옥영경 2008-07-30 1201
1823 2011. 5.19.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1-06-04 1201
1822 3월 10일 나무날 흐림 옥영경 2005-03-13 1202
1821 106 계자 가운데 다녀간 손님들 옥영경 2005-09-07 1202
1820 2005.11.20.해날.맑음 / 어른을 돌보는 아이들 옥영경 2005-11-22 1202
1819 2006. 9.15.쇠날. 흐림 옥영경 2006-09-20 1202
1818 2006. 9.30.흙날. 참 좋은 가을날 옥영경 2006-10-02 1202
1817 2007. 2. 4.해날. 맑음 옥영경 2007-02-08 1202
1816 2007. 4.13.쇠날. 맑다가 빗방울 옥영경 2007-04-24 1202
1815 2009. 5. 5.불날. 덥더니 저녁답 소나기 뿌리다 옥영경 2009-05-13 120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