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해날. 맑음

조회 수 1254 추천 수 0 2009.02.13 19:41:00

2009. 2. 1.해날. 맑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디일까요...

아이랑 책 한권을 읽었습니다.
“재밌네.”
그리고 아이는 또 읽었습니다.
과테말라 산간 지대의 산 파블로,
이야기가 끝나서 사람들이 길 밖으로 피할 때까지
차가 기다리는 마을입니다.
그 마을에선 자동차보다 이야기가 더 중요하니까요
엄마가 떠났고 그래서 후안도 그 할머니한테 가서 삽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일자리를 잃거나, 아프거나, 남편과 잘 지낼 수 없거나,
아니면 다른 어떤 문제라도 생기면 다들 와서 할머니와 살았고
할머니는 모두를 돌보아주었지요,
사람들이 스스로를 다시 돌볼 수 있게 될 때까지’,
우리들의 모든 어머니들이 그러한 것처럼.
“학교 가고 싶어요.”
자기 몫의 돈을 벌기위해 구두를 닦던 후안도 여덟 살이 되고
학교를 가고 싶었지만 여섯 달이 지나도록 말을 못하고 있었지요.
“뭔가 중요한 거라면, 꼭 말해야만 하는 거란다.
네 자신을 위해 용기를 내야지. 실패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아.
정말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쉬지 않고 노력하면 되는 거야.”
물론, 정말 중요한 것들을 구할 때 말입니다,
‘뜨거운 물이나 전기 같은 것 말고’.
할머니는 말합니다,
‘공부를 하면
왜 어떤 나라는 잘 사는데 어떤 나라는 못 사는지 알 수 있을 거라고,
할머니는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이 생각했지만 결코 알 수가 없었다’고.
글을 이미 읽을 수 있었던 후안은 월반을 하지요.
하지만 자신이 똑똑하다는 뜻이 아니면 어쩌나 걱정을 합니다.
“모든 걸 특별하게 잘할 필요는 없단다.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족한 거야.”
할머니의 위로였지요.
할머니랑 걷던 걸음은 마을에 있는 여행자 안내소 앞에 멈춥니다.
거기 마을의 모든 집들이 사진 안에 담겨있었지요.
“뭐라고 쓰여진 거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후안이 물었습니다.
“산 파블로가 정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에요?”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디라도 될 수 있단다.
네가 떳떳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네가 네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하지만 이렇게 생각했지요. 아주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 또한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안다면, 그 곳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아, 빼먹으면 아쉬울 대목.
후안이 처음 구두를 닦던 날,
조금 빼먹었지만 이 정도면 됐다는 손님한테
지켜보고 있던 할머니가 말합니다.
“아닙니다. 괜찮지 않아요. 이 아이는 똑바로 일을 해야 해요, 언제든지요. 언제나 일을 제대로 해야 하지요. 그렇지 못하면 절대 벌어먹고 살지 못할 거예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디일까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45 2008. 2.23. 흙날. 바람 / 魚變成龍(어변성룡) 옥영경 2008-03-08 2161
6544 자유학교 물꼬 2004학년도 입학 절차 2차 과정 - 가족 들살이 신상범 2004-02-10 2161
6543 97 계자 둘쨋날, 8월 10일 불날 옥영경 2004-08-12 2153
6542 3월 18일, 황간분재 김태섭 사장님 옥영경 2004-03-24 2153
6541 3월 15일주, 꽃밭 단장 옥영경 2004-03-24 2152
6540 2월 9-10일 옥영경 2004-02-12 2150
6539 돌탑 오르기 시작하다, 3월 22일 달날부터 옥영경 2004-03-24 2146
6538 126 계자 나흗날, 2008. 8. 6.물날. 맑음 옥영경 2008-08-24 2144
6537 작은누리, 모래실배움터; 3월 10-11일 옥영경 2004-03-14 2143
6536 128 계자 닫는 날, 2009. 1. 2.쇠날. 맑음.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9-01-08 2142
6535 3월 30일, 꽃상여 나가던 날 옥영경 2004-04-03 2142
6534 125 계자 닫는 날, 2008. 8. 1.쇠날. 맑음 옥영경 2008-08-10 2133
6533 6월 2일 나무날 여우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5-06-04 2130
6532 129 계자 이튿날, 2009. 1. 5. 달날. 꾸물럭 옥영경 2009-01-09 2127
6531 5월 4일, KBS 2TV 현장르포 제3지대 옥영경 2004-05-07 2127
6530 97 계자 첫날, 8월 9일 달날 옥영경 2004-08-11 2123
6529 3월 8일 불날 맑음, 굴참나무 숲에서 온다는 아이들 옥영경 2005-03-10 2122
6528 4월 1일 연극 강연 가다 옥영경 2004-04-03 2120
6527 마지막 합격자 발표 2월 20일 쇠날 옥영경 2004-02-23 2116
6526 품앗이 여은주샘 옥영경 2004-02-20 2116
XE Login

OpenID Login